한나라 창당 13돌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앞줄 오른쪽 넷째)와 김무성 원내대표(오른쪽 다섯째) 등 지도부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창당 13돌 기념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상트페테르부르크대·고대 공동주체 포럼에 4억 편성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 가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1년에 몇 시간씩 하는 이명박 강의가 생겼다고 하더라. 나는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주선 민주당 의원의 분석 결과는 이와 다르다. 박 의원의 설명은 이 대통령이 이 대학을 방문한 뒤부터 외교통상부가 관련 예산을 이 대학에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외교부의 내년도 ‘유럽지역 국가와의 교류협력 강화’ 예산을 따져본 결과, 이 부문 전체 예산 12억3000만원 중 3분의 1가량인 4억100만원이 고려대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이 함께 진행하는 ‘한-러 대화’ 포럼에 지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가 최근 5년간 대학·법인 등에 3억원 이상 예산을 지원한 사업은 카자흐스탄과 아프리카 지원 사업 2개에 불과하다. 아울러 국제교류재단(KOICA)이 이미 러시아 외교아카데미와 ‘한·러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고려대에 예산을 배정한 것은 이중사업이라고 박 의원은 말했다.
특히 지난해 이 예산이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치자, 외교부는 ‘재외공관 주요행사비 내역사업’에 끼워넣는 방식으로 고려대에 4억6100만원을 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의원은 “2008년 9월 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명예박사를 받은 다음 날(10월1일) 고려대가 이 대학과 곧장 교류협정을 맺었다”며 “이런 예산 편성은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 대한 보답이자,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또 “양국 정상이 참여하는 한-러 대화의 한국 쪽 파트너로 고려대를 선정한 것이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닌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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