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살아야 세계가 성장”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미국과 중국, 독일, 영국, 브라질 등 5개국 정상을 만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국제 공조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처에 중국·독일 등이 불만을 나타내는 등 각국이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G20 의장국 대표로서 중재안을 이끌어내야 하는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쪽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살아야만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균형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견이 있지만 결국에는 최종 합의가 돼 코뮈니케(선언문)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처로 ‘한국 경제에 ‘핫머니’(단기투기성 자금)가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는 없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도 “이 문제로 인해 한국에 갑작스런 외화가 들어온다든가 하는 그런 건 없다”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개국 정상과 30분 단위의 연쇄 회동을 이어갔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당부하는 이 대통령에게 “한국 쪽과 함께 G20 정상회의가 성공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후진타오 주석의 적극 지지 의사는 의장국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말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경제가 정상으로 가야 세계 경제도 좋아지는 게 사실”이라며 “독일도 미국과 대화를 통해 세계 경제의 지속적이고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해법을 찾는 데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 영국이 내놓은 제안에 충분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나,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깊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는 점에 감사드린다”면서도 “미국이 국채를 많이 늘리면서 통화량을 확장하는 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환율 분쟁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설정 추진에 대해서도 “경상수지만을 갖고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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