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노당 대표 ‘북한세습’ 무비판 논평 옹호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감싸기’ 논란을 빚은 북한 권력승계에 대한 당의 논평(9월29일)을 옹호하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8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한마디만 해 보라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보정당까지 북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다는 말을 덧붙여 갈등 상황을 더해야 하느냐”며 “진보임을 인정받으려는 생각으로 시류에 맞춰 말을 보태기보다 행동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진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의 권력구조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급격히 악화된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남북관계가 평화와 화해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권력구조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며 선택이다.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라며 “국가보안법 법정 안의 논리가 일부 변형되어 진보언론 안에도 스며들어온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글은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고 한 당의 논평에 대해 “북한은 무조건 감싸주어야 한다는 생각이야말로 냉전적 사고의 잔재”라고 비판한 <경향신문> 1일치 사설에 대한 답변이다.
앞서 민노당 울산시당(위원장 김창현)은 지난 4일 <경향신문>에 통지문을 보내 “3대 세습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북한 추종세력’으로 단정지은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전당적으로 절독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진보진영 내에서는 민노당 울산시당의 조처와 이 대표의 글을 계기로 북한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