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
“믿을만한 러시아 소식통에 들어”
“믿을만한 러시아 소식통에 들어”
러시아가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공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난처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1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최근 방북과 관련해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믿을 만한 러시아 소식통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며 러시아 정부가 이런 이유에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지난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소행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일관되게 이를 부인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을 비난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6월 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한겨레> 등 한국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러시아 쪽은 어뢰 공격이 아닌 기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한겨레> 7월27일치) 러시아 쪽은 폭발에 앞서 좌초한 천안함의 스크루에 어망이 엉키면서 어망에 걸려 올라온 기뢰가 폭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상반된 해석이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과 관련해 효과적으로 북한을 상대하는 쪽으로 흐름을 바꿔 제 궤도로 돌려놓으려는 어떤 노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이명박 정부는 북한으로 통하는 모든 다리를 불태워버리고 출구 없는 강경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의 남북관계는 고전적인 치킨게임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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