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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태호, 최저생계비로 살았는데 아들은 미국서 어학연수

등록 2010-08-21 08:17수정 2010-08-21 08:56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려고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출근하며 승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려고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출근하며 승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 학기 학비와 기숙사비만 860만원…재산 허위신고, 탈루 의혹도
젊고 참신한 총리 후보라는 이미지와 달리 자고나면 의혹 불거져
‘박연차 게이트’ 연루 등 여러 의혹을 받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20일 허위 재산신고, 탈루 의혹 등이 새로 불거졌다. 애초 후보자 지명 당시 ‘젊고 참신한 총리 후보’라는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 새로 제기된 탈루 의혹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김 후보자가 낸 자료를 보면 아버지, 장모, 부인, 자녀들의 소득세, 증여세, 부가가치세 탈루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모가 거창군에 소유한 대지 189㎡와 건물 408.24㎡와 관련해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1988년 9월 건물을 신축한 뒤 거주한 적이 없는데도 지난 10여년간 임대에 따른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했다. 김 후보자의 부친은 거창군 가조면에 소유한 농지 3810㎡를 김 후보자의 동생에게 1999~2000년 나누어 증여했다. 이때 증여액이 비과세금액을 넘는데도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또 미성년자인 아들(19)과 딸(17)의 2002~2010년 예금 증가액이 증여세 면세 기준(각각 1500만원)을 넘었는데도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아들과 딸의 예금이 각각 1242만2000원, 1334만3000원으로 돼 있다.

김 후보자는 거창의 부동산과 관련해 “(부인과 장모 명의로) 결혼 전에 공동으로 등기된 집인데, 장모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착실히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또 자녀의 예금액과 관련해선 “어릴 때부터 1만~2만원씩 명절 때 세뱃돈 등을 모은 액수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 재산신고 허위 및 누락 의혹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김 후보자는 1998년 도의원으로 공직자 재산신고를 처음 한 뒤 2010년 8월 총리 후보자로 재산신고를 하기까지 16차례의 재산신고 가운데 11차례를 허위로 신고했다”며 “상습적인 불성실 신고자인 김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해임 또는 징계의결을 요구할 대상이며 총리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재산 누락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김 후보자의 부인이 2001년 매입한 아파트를 2002년 정기 재산신고 때 신고하지 않고 그해 8월 뒤늦게 알린 점을 박 의원은 지적했다. 도의원 시절인 1999~2001년 살던 아파트의 전세금 신고를 누락한 것도 중요한 위반사항으로 꼽았다. 올 4월 신규 개설한 정기예탁금을 올 6월 퇴직재산신고에서 누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채무액과 채권액이 일치하지 않는 등 허위 신고도 발견된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동생과 형수에게 돈을 빌려 썼다. 2009년 3월 재산신고를 보면 ‘사인간의 채무’가 2억500만원인데 같은 신고서에는 형수와 동생의 채권액이 2억2300만원으로 기재돼 있다. 채무가 채권보다 적은 셈이다. 김 후보자는 2006년 2월에 채무가 2000만원 증가했다고 신고했지만, 이후 재산신고서에는 이 채무에 대한 상환 기록이 나와 있지 않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쪽은 “실무자의 재산 등록 시점이나 계산 착오 등으로 오차가 생긴 것”이라며 “단순 실수일 뿐 의도적 누락은 없었다”고 밝혔다.

■ 아들 연수는 무슨 돈?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아들이 현재 미국 뉴욕의 한 대학에서 어학연수 중인 것과 관련해 “도지사 급여 대부분을 저축과 채무 변제 등에 썼다는 사람이 무슨 돈이 있어 연수를 보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총리실이 제출한 김 후보자 자녀의 학적 변동 내역을 보면, 후보자의 아들은 올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뉴욕의 ㄹ대학 부설기관에서 어학연수 중이다. 미국유학 전문어학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대학의 지난해 한 학기(15주) 학비(2365달러)와 기숙사비(4900달러)는 약 7265달러(860만원)이다. 여기에 생활비와 책값 등을 계산하면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어학원 쪽 설명이다.

김 후보자의 도지사 시절 수입은 급여(약 9000만원)와 수당 등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재산신고서를 보면, 김 후보자가 2009년 급여 가운데 저축했거나 채무를 갚았다고 신고한 돈은 약 9700만원에 달한다. 2010년 4월에는 급여 중 약 6850만원을 저축하거나 채무를 갚는 데 썼다고 신고했다. 이처럼 2005년~2010년 김 후보자는 급여의 대부분을 저축과 채무 변제에 썼다. 신고가 사실이라면, 김 후보자는 도지사 재임 기간 사용한 생활비는 최저생계비(133만원)를 조금 넘는 한달 15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어학연수 자금의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쪽은 “장모가 소유한 건물의 1년 임대소득이 1900만원이고 김 후보자의 아버지도 농사 수입이 있다.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해명했다. 고나무 기자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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