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군복무중 교사-대학생활 병행
민주 “편법 학력취득 시인하라”
민주 “편법 학력취득 시인하라”
23일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학력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후보자의 학력 의혹을 제기한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20일 “군 복무 중 파견교사와 대학 생활을 함께 했다는 ‘1인3역’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는 속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학력 취득에 편법과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라”고 촉구했다.
학력 논란의 쟁점은 두 가지다. 우선 이 후보자가 경기도 포천에서 파견교사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대학 수업을 병행할 만큼 여유를 누릴 수 있었느냐다. 이 후보자 쪽은 전날 해명자료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하면서 영외 거주를 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제자인 김아무개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부대 바깥에서 생활하긴 했지만 다른 파견교사 5~6명과 학교 앞에서 합숙을 해 온전한 자유생활을 누리지는 못했다”고 기억했다.
또다른 쟁점은 영외생활을 했더라도 서울과 포천을 오가며 학업을 병행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계절제 수업과 리포트(보고서)로 대체도 하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이 후보자가 다닌 중앙농민학교(국민산업학교) 교수로 근무했던 윤식 전 국회의원(10대)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계절수업이 있었더라도 두세 과목 정도만 수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1년에 40학점 이상을 계절학기로 땄다는 건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선 당시 중앙농민학교가 학사 관리가 느슨한 ‘각급학교’였다는 점을 이용해 이 후보자가 편법으로 졸업장을 취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 후보자와 같은 해에 같은 학과(농업경영학과)를 졸업한 한아무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돈을 내고 ‘간판’을 따러 들어온 ‘정원외 학생’이 많았고, 직장인들은 (선물 등으로) 성의를 보이면서 사정을 얘기하면 굳이 수업에 안 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나 역시 학교를 나간 날이 1년에 열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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