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류서 홍수피해 많은데 “준설로 본류 수해 줄여”
국토해양부가 16일 “4대강 준설로 공사구간 내 홍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을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수 피해가 대부분 본류보다는 지류에서 나는데다 올해 역시 지류 피해가 심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7월 말 현재 4대강에서 전체 준설량의 26%인 1억3800만㎥를 파냄에 따라 100년 빈도의 홍수량에 대해 최대 1.7m까지 홍수위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덕분에 올해 장마와 태풍 뎬무 등이 지나갔음에도 홍수나 별다른 수해 피해를 보지 않았고, 되레 홍수위가 낮아지는 등의 재해 예방 효과가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7월 말까지 진행된 준설량을 반영해 측량한 하천 단면을 컴퓨터 프로그램(HEC-RAS)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홍수위가 남한강 여주교-남한강교 구간(12.3㎞)에서는 0.66~1.23m, 낙동강 구미보 11.4㎞ 상류 지점에서는 최고 1.7m까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강 강천보 1m, 낙동강 낙단보 1.49m 등 보 구간에서는 0.05~1.49m로 평균 0.45m가량 홍수위가 낮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홍수 피해가 대부분 지류에서 나온 것이어서 국토부의 설명은 ‘번지수 틀린 자화자찬’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방방재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많은 비가 내린 지난 13일부터 16일 새벽까지 하천 제방유실 33곳, 소하천 제방유실 28곳, 도로유실 24곳, 산사태 8곳 등의 피해가 났다. 이는 모두 지류에서 발생한 것이다.
오히려 이번 태풍 뎬무야말로 본류가 아닌 지류 중심의 치수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해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원래 백년 빈도의 홍수가 오더라도 4대강 사업 추진 구간 본류에는 월류되는 곳이 없다”며 “홍수 피해가 나지도 않는 지역에 땅을 더 파 물그릇을 키워놓고는 홍수를 방어했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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