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가 12일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등 정부 부처를 매섭게 질타했다. 당 지도부의 새 내각에 대한 ‘군기잡기’ 성격도 있는 것 같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사고는 정부 당국의 관리 미흡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북한의 포 사격에 대한 국방부의 오락가락하는 해명도 문제이며, 태풍 뎬무에 대한 관계 당국의 준비 미흡도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와 국방부, 행정안전부를 향한 ‘동시포격’이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최근 정부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지경부와 외교통상부, 국방부의 잘못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지경부에 대해서는 “올해 초 천연가스 버스 100대 중 5대 이상이 결함이 있는 것을 알고도 더는 추후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외교통상부에 대해선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문에서 ‘인도’라는 표현을 ‘반환’으로 의도적으로 바꿔 번역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에 대해서도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해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오락가락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공무원들의 적당주의·슬쩍주의, 대충주의, 국민을 속이려는 기만주의는 청산돼야 한다”며 “정부가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분발해달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정색하고 정부를 비판한 것은, 개각을 기점으로 국정운영의 키를 쥐고 여당이 청와대와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안팎의 시선을 불식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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