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여대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다. 한겨레 탁기형 기자
강용석 의원 연락끊고 소송준비
“무죄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무죄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그의 전화는 일주일째 신호음만 울릴 뿐 응답이 없다.
‘성희롱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이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연세대 토론팀 학생들이 “성희롱 발언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공식 성명을 낸 지난 21일부터다.
애초 당 안팎에서는 강 의원이 조만간 의사표명을 하고 ‘사건 수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당 윤리위가 제명조치를 결정하고 “본인이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김무성 원내대표)며 ‘자진탈당’으로 정리해주길 바라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요구안을 내는 등 압박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다른 방법으로 ‘회생’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강 의원이 당 윤리위나 의원총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하긴 힘들다고 여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 의원이 당시 참석자 중 강 의원의 발언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오면 무죄를 받을 수도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 의원은 지난 21일 서울 서부지검에 사건을 처음 보도한 중앙일보 기자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원의 판단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다음달 2일 윤리특위를 소집해 민주당이 제출한 강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상정 처리할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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