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격전지 -충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드러난 양상만으론 그렇다. 하지만 앞선 쪽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멀찍이서 뒤따르는 쪽은 ‘표가 말해줄 것’이라며 여유를 부린다.
28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둔 충북 충주는 ‘충청 탈환’을 노리는 한나라당이 산업자원부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거물’ 윤진식 후보를 일찌감치 낙점하고 표밭을 다져온 곳이다. 이에 맞서는 정기영 민주당 후보는 중앙 정치무대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상의 정치신인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이전에 조사된 방송사와 각 당의 자체조사로는 윤 후보가 2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윤 후보쪽은 “긴장을 풀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달 지방선거 당시 여론조사에서 20~30% 포인트까지 앞섰던 이호복 한나라당 충주시장 후보가 개표에선 3% 포인트 차로 패배했던 ‘악몽’ 때문이다. 물론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윤 후보 캠프의 진단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충주 출신 도지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서가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와 같은 당 소속 시장후보에 대한 몰표로 나타났지만, 이번엔 그런 게 없다는 것이다. 김학철 대변인은 “지역민 사이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세이면서 예산부처 장·차관을 지낸 윤진식 후보를 뽑아야 낙후된 충주가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며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기업유치 공약도 큰 반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영 후보쪽은 “충주는 전통적인 야당도시”라며 ‘수성’을 자신한다. 정당 지지도가 앞설 뿐 아니라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정서가 워낙 강한 탓에 ‘실세의 할아버지’가 내려와도 안 통하는 지역이 충주라는 것이다. 권기석 대변인은 “심판론이 주민들에게 먹혀들면서 구도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에 섰다”며 “오늘부터 충주 출신 도지사, 시장과 함께 ‘충주 발전 3총사’가 되겠다는 메시지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쪽은 무소속 맹정섭 후보와 단일화가 성사되면 승세를 굳힐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양쪽은 25일까지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데 합의하고 막판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날 윤진식 후보는 성서동 차없는 거리와 용산동 지에스마트 사거리 등을 돌며 일자리 유치와 지역경기 활성화 등의 공약을 앞세워 젊은층의 표심을 공략했다. 정기영 후보는 서민층이 많이 찾는 주덕 5일장을 찾아 “민주당 출신 도지사·시장과 긴밀하게 협력해 충주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세영 안창현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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