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여대생에게 ‘성희롱성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강용석 의원, 지난 16일 대학생토론회 뒤풀이 자리서 ‘성희롱’ 논란
중앙일보 “청와대서 만났던 여학생에 성희롱” 보도
강 의원 “해당 여학생도 관련내용 부인” 결백 주장
중앙일보 “청와대서 만났던 여학생에 성희롱” 보도
강 의원 “해당 여학생도 관련내용 부인” 결백 주장
<중앙일보>가 20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은 지난 16일, 그가 심사위원을 맡았던 ‘제2회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토론회’ 뒤풀이 자리에서 나왔다.
강 의원의 말과 <중앙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대회가 끝난 뒤 오후 6시께 강 의원이 “이전부터 알았던 ㅇ대팀이 준우승한 것이 아쉽다”며 저녁이라도 먹자고 제안했고, 강 의원과 ㅇ대 학생들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음식점에서 뒤풀이를 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보좌관 등 7명과 대학생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섯 개의 동그란 테이블을 붙여 앉은 자리에서 소주 10여병을 마셨고, 강 의원은 건배사에서 “준우승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학생들을 위로했다.
문제의 성희롱 발언은 강 의원이 술잔을 들고 테이블을 도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남녀 2명씩 4명의 대학생과 졸업 뒤 진로 이야기를 하다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강 의원은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했던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옆에 사모님(대통령 부인 김윤옥씨)만 없었으면 네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 의원은 20일 “한 여대생이 미래 희망으로 아나운서와 기자 가운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서 기자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해줬고, 그 학생이 청와대에 왔던 것이 기억나 당시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해당 여학생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는 확인까지 받았다”고 반박했다.
현재 해당 여학생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고, 이 자리에 참석했던 지도교수와 학생들 역시 모두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대답을 피하고 있다. 어렵게 통화된 한 학생은 “내가 직접 당사자가 아니어서 이야기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 의원과 이날 참석했던 ㅇ대 학생들은 이전부터 꾸준한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열린 토론회도 이 대학 토론동아리의 지도교수인 김아무개 교수와 강 의원이 함께 기획한 대회다.
이 동아리와 강 의원의 만남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동아리는 김 교수의 ‘말하기와 토론’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강 의원이 지난 3월 이 동아리에서 토론 특강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해 7월에는 강 의원이 학생들을 초대해 ‘2009년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강 의원은 김 교수와 함께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토론회를 기획했고, 지난해 처음 열린 이 대회에서 이 동아리 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 동아리 학생들은 올해도 이 대회에 나갔고, 지난 15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제2회 대회에서는 서울대의 대둔산팀이 대상을 차지했고, 이 동아리 출신의 ‘가야산팀’과 ‘칠갑산팀’은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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