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재보선
한나라 이상권 “또 민주 뽑으면 권력 독점”
민주 김희갑 “MB심판 마지막…야권연대”
민노 박인숙 “골프장 저지·GM대우 살릴것”
한나라 이상권 “또 민주 뽑으면 권력 독점”
민주 김희갑 “MB심판 마지막…야권연대”
민노 박인숙 “골프장 저지·GM대우 살릴것”
28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의원의 인천시장 당선으로 공석이 된 지역이다. 송 시장이 2000년 16대 총선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할 만큼 인천에서는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호남 출신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서울과 접경한 까닭에 서울서 밀려난 재개발 이주민도 많은 편이다. 서울 통근자 비율이 60%를 웃돈다. 야당세가 강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한 달 전 지방선거에서 인천을 통째로 야당에 내준 한나라당은 인천의 동쪽 관문인 이곳에서 ‘고토 회복’의 첫 걸음을 떼려 한다. 이상권 후보 진영이 기대하는 것은 지역민의 견제심리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시장(송영길)과 구청장(오성규)이 당선된 마당에, 국회의원마저 민주당을 뽑아주면 지역권력의 독점구조가 심화한다는 논리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의 박세훈 대변인은 “언제까지 야당의 정권심판 타령만 듣고 있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지역을 위해 진정으로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17·18대 총선에서 송영길 후보에게 밀려 연거푸 낙선하면서도 줄곧 지역을 지켜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쟁자인 김희갑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선, 2002년 지방선거와 2004년 총선 때 서울 양천구에 출마했다가 2008년 총선 때는 광주 남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전력을 거론하며 “계양이 떠돌이 정치인이 몸을 의탁하는 곳이어선 안 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이겨도 본전’인 민주당으로선 부담이 적지 않다. 4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50대인 이상권 후보를 겨냥해 김희갑 민주당 후보의 젊음(40대)과 행정경륜(총리실 정무수석 경력)을 강조한다. 김성호 선거대책위원장은 “원래 민주당의 초강세 지역인 데다, 후보 경쟁력도 뛰어나 질 수 있다는 생각은 아예 않고 있다”며 “다만 정권 심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민노당과의 연대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쪽은 이번 선거가 ‘오만한 정권을 심판하는 마지막 선거’라는 점과, ‘송영길 시장을 도와 계양을 발전시킬 적임자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초반에 박빙이던 판세가 시간이 갈수록 우리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주말을 넘기면 10%포인트 안팎까지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전 총선에서 5%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민주노동당은 더이상 ‘아름다운 조연’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박인숙 후보 캠프의 박언주 공보팀장은 “야권연대를 고민해온 후보 대신 인천과 아무 연고도 없는 인사를 낙하산 공천한 민주당의 태도에선 연대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확실한 정책선거로 ‘대안야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진영은 그동안 지역에서 민노당이 주력해온 △계양산 골프장 저지 △지엠대우 살리기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지역표심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세영 이정애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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