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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뉴타운의 역설? 한나라, 은평을 재개발 부메랑 맞나

등록 2010-07-16 20:06수정 2010-07-17 13:30

한나라, 18대 총선때 개발 약속으로 ‘재미’본 은평을
젊은층 입주자 많아 ‘뉴타운 통념’ 깨고 판세 역전
 한나라당은 서울의 뉴타운을 ‘표밭’으로 기대한다. 7·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은평을에서도 마찬가지다.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이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지역구인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냈지만, 야당인 당시 통합민주당은 “뉴타운을 선거에 이용한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은평뉴타운 사업이 현재 90%가까이 진척됐다. 은평을에서 이런 셈법은 여전히 유효한 걸까?

7·28 재보선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는 은평을에서 1996년부터 내리 세번 뽑혔다. 특히 은평뉴타운 핵심 지역인 진관동은 대대로 이 후보의 ‘표밭’이었다. 15대(1996년), 16대(2000년), 17대(2004년)국회의원 선거 때 이재오 후보는 진관동에서 2위 후보보다 약 1.5배 많은 득표를 했다. ‘5280표 대 3787표(15대)’‘5197표 대 3970표’(16대)‘5436표 대 4064표’. 진관동에서 이재오 후보가 받은 화려한 성적표다.

 그랬던 진관동이 변했다. 지난 6·2지방선거 때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6134표를 얻었고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은 5708표를 얻었다. 1996년 진관동의 선거인수는 1만9721명이었다. 6·2 지방선거 때 선거인수는 2만517명이었다. 선거인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표심만 변했다.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이재오 지지자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기라도 한 걸까.

 은평구청 자료를 보면, 현재 뉴타운 사업은 90%가까이 진척됐다. 은평뉴타운 사업은 진관동, 구파발동 일대 349만5248㎡(약 105만7000평)에 1지구 4660호, 2지구 5134호, 3지구 6378호 등 주택 1만6172호를 공급하는 개발 사업이다. 진관동 주민센터의 설명을 종합하면, 입주가 끝난 1지구에는 4714세대, 2지구에 4641세대가 새로 입주했다. 3지구에는 지금까지 133세대가 새로 입주했다. 2011년 입주가 끝난다.

이들 ‘뉴타운 사람들’은 누구일까. 은평구 선관위가 13일까지 작성한 선거인 명부를 보면, 진관동의 선거인수는 2만2355명이다. 올 1월부터 6월까지 5105명의 유권자가 새로 생겼다. 지금까지 뉴타운은 한나라당에 유리하다고 알려져왔다. 개발에 따른 땅값 상승 때문이다. 그러나 진관동 뉴타운 이런 일반적 해석과 들어맞지 않는다.

 달라진 진관동 표심의 비밀을 풀 열쇠는 두개다. 하나는 ‘원주민 정착률’이다.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은평을 지역위원회와 지역 시민단체인 나눔과 미래의 설명을 종합하면, 원주민 재정착률은 15% 안팎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유권자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다. 은평구선관위는 “6·2지방선거는 이미 진관동 뉴타운 입주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치러졌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은평뉴타운의 아파트 구성이다. 은평구청 자료를 보면, 새로 공급되는 1만6172호 가운데 임대 아파트(4835호)와 전용면적 85㎡(25.7평)이하 중소형(5709호)이 총공급량의 65.2%이다. 나눔과 미래 이주원 국장은 “은평뉴타운에 임대주택과 중소형평형이 많은데다 새 입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젊어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은평을 지역위원회도 “진관동 이외의 지역에 살던 은평구민들이 대거 은평뉴타운에 입주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은평뉴타운이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뉴타운의 역설’ 혹은 ‘뉴타운의 배반’이라고 부를만하다.

 진관동 뉴타운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아무개(39)씨는 “뉴타운에 새로 입주한 30~40대는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있다”며 “다만, 입주자 가운데 나이든 분들은 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뉴타운 안에서도 전세 입주자보다 주택 소유자는 발전에 대한 욕구가 커 상대적으로 이재오 후보의 민원 해결사로서의 면모에 끌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도 이런 분석에 동의한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진관동은 원래 이재오 후보 표밭이었는데, 뉴타운이 개발되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오세훈 시장에 3% 포인트 남짓 앞섰다”며 “은평뉴타운은 진짜 답답하다. 특히 1지구는 (이재오 후보가)무슨 얘길해도 똑부러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뉴타운은 오래된 집을 헐었다. 오래된 유권자 집단도 함께 헐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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