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표결 강행에도 비판 목소리 못내
인적쇄신·전대 출마자 놓고도 의견 각각
인적쇄신·전대 출마자 놓고도 의견 각각
6·2 지방선거 이후 “정풍운동 수준의 쇄신을 하겠다”고 별렀던 한나라당 초선 쇄신파가 긴 ‘침묵’에 빠졌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지만 “또다시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소리마저 나온다.
한나라당 초선 쇄신파 의원들은 “(6·2 지방선거 결과는)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니 투표로 심판해 청와대와 여권의 일방독주를 막자는 거대한 민심의 표출”이라며 보수혁신과 세대교체를 주장한 김성식 의원의 글(5일)을 시작으로, 모임(6일)을 열고 당·정·청의 쇄신을 요구하는 ‘연판장’ 작성(10일)과 초선 쇄신 추진체 구성(11일)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4일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쇄신을 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우리의 요구가 수용됐으니 일단 기다려보자”는 평가 속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쇄신 추진체를 구성한 이후 이들의 공식 행보는 오는 24, 28일 대학생과 직장인, 취업준비생 등을 만나겠다는 계획뿐이다. 젊은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특히 청와대와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한나라당내 친이, 친박계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으나, 내부 의견이 엇갈려 정리된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쇄신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영남 의원은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겠다고 나서는 데 대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저마다 계파 색이 있기 때문에 대놓고 뭐라고 하긴 어렵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 의원은 “청와대 쇄신을 위해 삭발 투쟁을 하거나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정치는 길게 봐야지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만 들었다”며 답답해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쇄신 의지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대표로 전당대회에 출마할 ‘선수’도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식, 김세연, 홍정욱, 황영철 의원 중 한 사람을 독자 후보로 내기로 했지만, 거론되는 이들 대부분이 손사레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독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쇄신파의 한 의원은 “쇄신파의 의지가 그저 ‘자리 욕심’으로 비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떨어질 경우 정치적 상처가 크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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