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투표결과와 차이
젊은층 표본확보 어려워
신뢰도에 한계 드러내
젊은층 표본확보 어려워
신뢰도에 한계 드러내
“아….”
6·2 지방선거 투표 결과가 공개되자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일제히 안타까운 탄성을 내질러야 했다. 선거 전 여권의 ‘압승’을 예상했던 전망치가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먼저 여론조사 방법의 ‘기술적 약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선거 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예측 결과가 틀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더피플’의 육창균 조사팀장은 “이번처럼 판세 예측이 어려운 적은 없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바닥 민심과 조사 결과가 차이를 보여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가 현장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무엇보다 신뢰도 높은 표본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현행 여론조사는 집전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어, 손전화와 ‘070 전화’가 일상화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사가 시행되는 시간에 집에 있는 경우가 드문 20~30대 젊은층의 샘플 확보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여론조사 결과 뒤집기?…극적인 승부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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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잦은 여론조사에 따른 ‘피로감’과 ‘의도적 조사거부층’의 증가로 응답률이 낮아져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때 30%대에 육박했던 전화자동응답(ARS)조사와 전화면접조사의 응답률은 각각 5~10%, 10~15%대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선거 막판에 ‘견제론’의 불씨가 급속히 되살아났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바닥에 두텁게 깔려 있었으나 천안함 침몰 사태에 묻혀 있던 견제론이 막판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당의 과도한 ‘강경 북풍몰이’에 맞서 야당이 제대로 된 대응논리를 만들지 못하자 막판까지 주춤했던 유권자들이 ‘그래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투표일에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특정 정당 편중이 심한 영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유권자들이 막판까지 확실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막판에 움직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근거로 54.5%에 이르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 그중에서도 야당 성향이 강한 20~30대의 투표율 상승을 지적했다. 그는 “선거 막판 경기도 유시민-심상정 후보의 단일화에 이어 방송인 김제동씨의 ‘외압 하차설’ 등이 전해지며 젊은층에서 여당 견제론이 살아나 투표장으로 나가게 하는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1주일 전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나타난 게 투표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발표가 여당 지지 성향 보수층의 결집을 느슨하게 한 반면에 야당 지지층의 견제심리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질 것 같은 후보에게 동정표를 몰아주는 일종의 ‘언더도그 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전문가들은 선거 막판에 ‘견제론’의 불씨가 급속히 되살아났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바닥에 두텁게 깔려 있었으나 천안함 침몰 사태에 묻혀 있던 견제론이 막판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당의 과도한 ‘강경 북풍몰이’에 맞서 야당이 제대로 된 대응논리를 만들지 못하자 막판까지 주춤했던 유권자들이 ‘그래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투표일에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특정 정당 편중이 심한 영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유권자들이 막판까지 확실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막판에 움직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근거로 54.5%에 이르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 그중에서도 야당 성향이 강한 20~30대의 투표율 상승을 지적했다. 그는 “선거 막판 경기도 유시민-심상정 후보의 단일화에 이어 방송인 김제동씨의 ‘외압 하차설’ 등이 전해지며 젊은층에서 여당 견제론이 살아나 투표장으로 나가게 하는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1주일 전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나타난 게 투표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발표가 여당 지지 성향 보수층의 결집을 느슨하게 한 반면에 야당 지지층의 견제심리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질 것 같은 후보에게 동정표를 몰아주는 일종의 ‘언더도그 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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