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의 막판 유세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표정도 각양각색이다. 버스 창문을 통해 후보를 지켜보고, 후보를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투표일을 알리는 머리띠를 하거나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또 환자복을 입고 깁스를 한 채 후보자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미래의 유권자인 아들을 목에 태운 채 민주주의 교육을 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탁기형 선임기자, 김경호 박종식 기자 khtak@hani.co.kr
여당 “젊은층 늘어도 우리가 유리”
야당 “제발 50% 넘겨달라” 호소
야당 “제발 50% 넘겨달라” 호소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31일 여야는 투표율이 6·2 지방선거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막판 당력을 집중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20대와 30대 젊은 층의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민단체들도 투표참여 호소 캠페인에 나섰다.
선관위가 지난 30일 발표한 2차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의사층은 59.5%로 나타났다. 선관위 관계자는 “2008년 총선 당시 적극적 투표층은 63.4%였는데 실제 투표율은 46%였다. 수치만으로는 추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능구 이윈컴 대표도 “선거 경험상 실제 투표율은 투표 의사에서 5~10% 빼야 맞다”고 말했다. 역대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는 예측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31일 청주 유세에서 “내일모레면 다들 투표하러 가셔야 한다”며 “여러분들 집에 공보물 오신 것을 다 보시고 꼭 뽑으셔야 한다”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30일 대학로 유세에서 “20대 투표율이 30%대밖에 안 된다. 신세대들이 지방선거에 제발 투표율 50%를 넘겨달라”고 호소했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이해찬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 양상이 1990년대 중반 선거 양상인 것 같다”며 “투표율이 예전 지방선거보다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10 유권자 희망연대’와 각계 인사 50여명은 3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일 ‘1인 10통의 투표참여 희망문자 보내기’를 제안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 저지와 한반도 평화,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위해 지방선거까지 마지막 이틀이 정말 중요하다”며, 행동요령으로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하루 10통씩 친구·직장동료·친척들에게 투표 당일까지 보낼 것을 제안했다. 이날 회견에서 참석자들은 “밥과 강,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하자”며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을 일으키듯, 한 통의 문자로 유권자의 승리를 이뤄내자”고 말했다.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도 이날 오전 서울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환경 무상급식의 전면실시를 요구하는 한편 투표 참여를 요청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여야 모두 투표율 상승이 서로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한명숙 캠프의 이해찬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 양상이 1990년대 중반 선거 양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저는) 야당이었는데 젊은 층, 학생·화이트칼라는 야당 성향, 장년층·주부는 여당 성향이 강했다. 투표율이 예전 지방선거보다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홍준표 한나라당 지역발전선대위 서울본부장은 이날 “20대가 보수화되고 있다. 20대 투표율이 높아도 저희들이 불리하지 않다”며 “20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일자리인데, 일자리 창출은 이명박 정부가 잘한다. 야당이 투표율을 높여줬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