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포함 2차례 회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낮 12시30분께(현지시각)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정상은 이날 난로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아 번갈아 회담 결과를 설명했으며, 회견 내용은 영어와 한국어로 현장에서 통역됐다.
부시 대통령은 회견 들머리에 이날 한국에서 50대 여성이 주한미군 차량에 치여 숨진 점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이에 노 대통령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한-미 관계가 ‘우방국’ ‘전략적인 관계’라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미국을 방문한 노 대통령에 대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사이에는 이견이 없다”고 거듭 탄탄한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즉석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 동맹이 잘돼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웃으며 질문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도 “동맹 관계가 탄탄하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오랜 여행과 회담에 지친 듯 다소 피곤한 표정이었다. 두 정상은 회견에 이어 백악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2차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블레어하우스를 출발해 백악관에 도착한 뒤, 방명록에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시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웰컴, 웰컴!”이라며 환영인사를 연거푸 건넸다. 부시 대통령은 또 노 대통령이 영어로 “만나서 반갑습니다”(나이스 투 시 유)라고 화답하자, “노 대통령의 영어 실력이 나의 한국어 실력보다 낫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공식 정상회담은 백악관 1층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오전 11시25분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다소 ‘무거운 의제’를 안고 만난 두 대통령은 앞서 세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친숙해진 탓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 한반도 관련 미국 고위 관계자들이 대부분 배석했다. 한국 쪽에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홍석현 주미대사,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이상희 합참의장, 조기숙 홍보수석, 윤병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시엔엔>과 <폭스뉴스> 등은 정상회담이 시작하기 전부터 수시로 백악관 표정을 전하며 이번 회담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강김아리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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