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동기인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지지 발언’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제주도를 방문해 인종 차별 발언과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잇따라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20일 서귀포 호텔에서 제주 해군 기지 조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무식한 흑인’ 발언을 했다. 김 장관은 “파괴가 아닌 창조적 건설로 해군기지를 만들면 자연과 어우러져 훌륭한 관광지가 될 것”이라며 “아프리카에는 밀림과 자연만 있다. 거기를 관광명소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기는 그냥 무식한 흑인들이 뛰어다니는 곳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일자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22일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곧 사과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이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원 대변인은 “김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좀 더 신중하게 발언했어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이어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지지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날 강정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육사 29기 동기생인 강택상 한나라당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김 장관은 강 후보와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김 장관은 선거사무소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모두들 고생하고 계신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지난해 제주산 양배추값이 폭락한 상황에서 양배추를 사달라는 전화를 직접 할 만큼 (강택상 예비후보는)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강 후보도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와줘 고맙다.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강 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개인적인 일정이었으며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충신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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