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코미디를 잘 봤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공판이 재개된 1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전 총리의 유죄 여부를 입증할 사실상 하나뿐인 검찰 쪽 증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직접 5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뒤집고 “돈 봉투를 의자에 놓고 나왔다” “살고 싶어 진술했다”고 법정에서 답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검찰이 짜맞추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검찰은 당장 한 전 총리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고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 전 총리가 무죄라는 게 확실히 확인됐다”며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곽 전 사장의 진술 등이 재판 결과는 물론 서울시장 선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역력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결과적으로 실제로 돈을 건넸다는 확실한 정황 증거 없이 재판이 진행됐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민주당이 거듭 주장해 왔듯 정치적 의도에 의해 기획된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돈을 준 것이 아니고 놔두고 나왔다면 이것은 ‘뇌물 수수 사건’이 아니라 ‘돈봉투 분실 사건’”이라고 검찰의 부실 수사를 조롱했다.
민주당은 이 여세를 몰아 18일로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검찰의 ‘정치 수사’ 문제를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법사위 소속이기도 한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곽 전 사장에 대한 검찰의 가혹수사와 피의사실 공표, 골프채 문제와 전주고 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조사 등 별건 수사 문제를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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