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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북,한―미 정상회담 향해 ‘손짓’

등록 2005-06-07 18:51수정 2005-06-07 18:51



6자회담 복귀 가능성 띄워 유화책 유도
미 강경파 "시간벌기용" 의심 눈초리도

5월 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미스터 김정일’ 발언에 뒤이은 6일(이하 현지시각)의 북-미 뉴욕접촉은 오는 10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사된 것이다. 물론 북한은 6자 회담 복귀 날짜를 갖고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뉴욕접촉이 한-미 정상회담을, 한-미 정상회담이 또다른 뉴욕접촉을 끌어내고 밀어주게 된다면, 대화국면을 넘어 6자 회담 재개 등 북핵 협상국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아”=6일 ‘북-미 뉴욕접촉’에 대한 한국이나 미국쪽의 평가는 긍정적이지도, 그렇다고 부정적이지도 않다. 북한이 6자 회담 복귀에 대한 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 않지만, 회담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선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접촉은 지난 5월13일 미국쪽의 요청으로 성사된 뉴욕접촉에 대한 북한쪽의 응답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 미국은 북한쪽에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인정한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직접 전달하면서, 6자 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북한은 평양에 보고한 뒤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이번이 답변 차례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은 즉각적인 회담 복귀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다소 실망스런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북-미 접촉에 정통한 정부의 한 당국자는 “(회담 재개와 재개할 때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북한이 제시하고 있는 장애가 극복할 만한 것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말해, 북한이 ‘회담 재개의 여건’을 거론했음을 내비쳤다. 이 당국자는 “아직은 회담 재개를 말할 정도로 논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6자 회담 복귀는 이미 전제?=북한은 이번 접촉에서 6자 회담 복귀 시점을 분명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복귀하겠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는 북한이 점차 복귀 쪽으로 선회하는 과정에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또 북한이 확실한 답변을 유보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뜻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선 넌지시 회담 복귀 가능성을 띄움으로써,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실한 대북 유화 메시지를 받아내길 기대했을 수도 있다.

달리 보면, 미국이 뉴욕접촉 채널을 열어놓고 있는 것 자체가 6자 회담 재개를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5월 말 6자 회담 미국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한겨레>와의 회견에서 북-미 뉴욕접촉이 가능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밝히면서, “이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미국쪽과 두번째 접촉을 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미국이 두번째 접촉의 길을 열어놓고 앞으로의 접촉도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인 것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정부 당국자도 “(이번 북-미 접촉을) ‘지속적인 대화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으며, 중간단계에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관건=최근 미 정부 내엔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가 만만치 않게 드러났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가 지난 5일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몇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단적인 예다. 이 발언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의해 곧 부인됐지만, 강온론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부시 행정부의 내부 상황을 잘 보여줬다. 뉴욕접촉 등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일단 부시 행정부내 온건파의 발언권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 정부 내에선 북한의 움직임을 시간벌기용이 아니냐고 보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뉴욕접촉에서 북한이 분명한 회담복귀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것 등이 이런 시각의 근거가 된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전체 상황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오는 10일(한국시각 11일) 한-미 정상회담의 내용과 그에 대한 북한쪽의 반응이 6자 회담의 진로를 가늠하는 중요한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강태호 기자,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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