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장과 달라 논란
참여정부의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2007년 초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선정에서 탈락한 뒤 산업자원부를 통해 곽 전 사장의 남동발전 사장 응모를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27일 “비록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공모에) 탈락했지만, 인사추천위 평가 성적이 좋아 내가 직접 산자부에 전화해 ‘적당한 기회에 등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천거했다”고 밝혔다. 박 전 수석의 이런 주장은 ‘한명숙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으로부터 석탄공사 사장에 기용해 달라는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받았고, 석탄공사 사장에서 탈락하자 남동발전 사장으로 배려했다’는 검찰의 주장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음은 박 전 수석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을 돈을 받고 석탄공사 사장으로 밀었다고 하는데.
“당시 내가 청와대 인사수석이었는데 ‘석탄공사 사장 추천위’가 곽 전 사장을 후보들 가운데 1순위로 평가해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에 올렸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에선 석탄 산업이 강원도에 많고, ‘강원도 홀대’ 여론 등이 강했던 상황 등을 정무적으로 고려해 정선군수 출신인 김원창씨를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한 전 총리가 민원을 했다면 나를 비롯한 청와대 인사추천위원들에게 부탁을 했을 텐데 전혀 그런 요청을 받은 기억이 없다. 다른 인사추천위원들에게 물어봐도 한 전 총리나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한테 민원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 또 그런 민원이 있었다면 왜 1순위로 올라온 곽 사장을 낙마시켰겠는가.”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에서 탈락한 뒤 남동발전 사장으로 간 과정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건 내가 직접 산자부에 전화한 것이다. 당시 공기업 사장에 민간기업 출신을 모셔 효율성을 높이는 게 관심사였다. 청와대 인사수석으로서 비록 석탄공사 사장에는 탈락했지만 평가 점수가 좋은 곽 전 사장을 인재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직접 산자부에 전화를 걸어 “곽 전 사장을 잘 챙겨보라”고 천거했다.”
-남동발전 사장에 기용하라고 직접 전화했나?
“남동발전을 특정한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공기업에 유능한 민간기업 출신들을 모셔야 하니, ‘다음에 적당한 기회가 있으면 곽 전 사장도 응모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고 천거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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