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정몽준 “청와대 대변인 구실” 당대표 권위 실종

등록 2009-12-15 20:57수정 2009-12-15 22:33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원효로 일대에서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원효로 일대에서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취임 100일
‘무색무취 지도력’ 당 안에서도 뒷말
‘부지런한 현장정치’ 일부 옹호론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국회 기자실에 ‘취임 100일’떡을 돌렸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국민 여러분의 기대 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한 것 같다.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내리 5선을 쌓은 뒤 대선 직전인 2007년 12월3일 한나라당에 입당한 그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당에 오랜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대표를 맡았지만 현안 파악이나 당 정책에 대한 빠른 이해로 무난히 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노쇠한 당’이라는 한나라당 이미지를 쇄신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 당직자는 “박희태 전 대표 시절 당이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정 대표가 시장과 중소기업 등 정책 현장을 부지런히 찾으면서 당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재보선 결과가 ‘사실상 패배’였는데도 “전국을 헌신적으로 누빈 정 대표를 탓할 순 없다”는 옹호 기류가 나왔던 것도 그의 부지런함 덕택이었다.

공천이나 당직 배분 등에서 표면적으론 친이-친박 불협화음이 표출되지 않은 것도 그의 공로로 볼 수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에 대한 취임 전의 우려 분위기에 견주면 ‘일단 영아사망은 모면한 것 아니냐’는 농반진반의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에 끌려가는 무력한 ‘거수기 여당’의 체질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는 정국 최대 현안인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지켜보자”는 말만 반복한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기류를 살피기에 급급하다. 한 중진의원은 “4대강 동시 추진은 무리라는 민심을 당이 청와대에 가감없이 전달해야 한다”며 “지금은 당이 고작 청와대 대변인 구실이나 하고 총리 뒤치닥거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대선주자 급에 걸맞은 지도력을 보여줬는지도 의문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은 여전히 ‘정 대표의 권위’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정 대표가 인사권을 쥐었으면서도 제대로 행사도 못한 채 주요 당직자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일성이던 “야당과의 소통” 노력도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는 15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지만 메아리가 없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정몽준 대표가 국회문제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 대표의 앞길은 그리 평탄해 보이지 않는다. 예산, 4대강, 세종시, 계파갈등 등 난제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결과가 나쁘고 여론이 돌아서면 ‘단명’ 대표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당과 청와대 주변에선 내년 3월 조기전대론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무색무취한 정 대표 체제로 치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론이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당청간 괴리가 있는 현안엔 독자적인 당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통해 국민 지지를 얻음으로써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당내 숨은 대주주들과도 당당히 겨뤄 급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친구’ 선관위 사무총장도 ‘부정 선거론’ 반박했다 1.

‘윤석열 친구’ 선관위 사무총장도 ‘부정 선거론’ 반박했다

외신도 ‘윤석열 구속기소’ 긴급 보도…“한국 최악 정치 위기 촉발” 2.

외신도 ‘윤석열 구속기소’ 긴급 보도…“한국 최악 정치 위기 촉발”

“새해 벌 많이 받으세요”…국힘 외면하는 설 민심 3.

“새해 벌 많이 받으세요”…국힘 외면하는 설 민심

이재명 vs 국힘 대선주자 초박빙…박근혜 탄핵 때와 다른 판세, 왜 4.

이재명 vs 국힘 대선주자 초박빙…박근혜 탄핵 때와 다른 판세, 왜

윤석열이 저래도 국힘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한 이유 5.

윤석열이 저래도 국힘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한 이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