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윤증현-전재희 ‘쇠심줄 대치’

등록 2009-12-15 19:47수정 2009-12-15 22:31

<b>껄끄러운 당신</b>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아래)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껄끄러운 당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아래)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영리병원 찬-반’ 질긴 소신탓 부처갈등
일부 ‘대통령이 교통정리’ 가능성 제기




“윤증현의 창이냐, 전재희의 방패냐.”

영리병원(영리의료법인,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을 둘러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의 갈등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지난 5월 두 부처가 영리병원과 관련해 ‘객관적 검증자료를 도출하겠다’는 명분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보건산업진흥원에 공동발주한 용역보고서도 두 기관의 이견을 좁히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15일 나온 용역결과 해석을 놓고 양 부처가 신경전을 벌이다 이날 오전 예정됐던 공동브리핑도 무산됐다.

영리병원 문제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이다.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의 하나로 영리병원 도입을 들고 나왔다. 현 정부 출범 뒤에도 재정부는 ‘서비스업 선진화’와 영리병원 도입을 핵심과제로 추진해왔다.

특히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선 교육, 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영리병원 도입을 자신의 업적으로 생각하는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에 비유할 만큼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정작 재정부의 ‘적’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시민단체 등의 반대도 강하지만 같은 정부 부처인 복지부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재희 복지부 장관의 ‘소신’이 강하다는 점이 재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전 장관은 이날 언론사 부장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모든 국민이 적정한 비용으로 적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 뒤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산업화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반대의 뜻을 밝혔다. 또 “의료법 개정의 주무 부서는 복지부”라며 “영리의료법인 도입에 따른 각종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료법 개정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재정부 안에선 ‘정치인 출신인 전 장관이 대중적 인기를 의식해 영리병원 반대 행보를 하고 있다’는 수군거림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유지, 기존 비영리법인의 영리법인 전환 금지 등을 다 수용했는데도 전 장관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마치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 쪽에서 영리병원 도입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의료공공성 확충’에 대해 재정부가 정말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공공병원 지원 예산은 반토막 내놓고, 영리병원 도입만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두 부처의 태도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이상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정부에서는 내년부터 신설될 대통령 주재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재정부가 요즘 부쩍 ‘일자리 창출’을 영리병원 도입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셈법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박종준 빠져도, 경호처 ‘김건희 라인’ 건재…“저항 명분 삼을 수도” 1.

박종준 빠져도, 경호처 ‘김건희 라인’ 건재…“저항 명분 삼을 수도”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2.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최상목 대행, 박종준 경호처장 사표 수리 3.

최상목 대행, 박종준 경호처장 사표 수리

강경대 열사 아버지 “윤석열 체포돼야 백골단 설치지 않아” 4.

강경대 열사 아버지 “윤석열 체포돼야 백골단 설치지 않아”

원희룡·이용…뺏지 없는 국힘 당협위원장들 “매일 관저 앞으로” 5.

원희룡·이용…뺏지 없는 국힘 당협위원장들 “매일 관저 앞으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