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국회 3풍경 (맨 위)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 4당 의원과 ‘4대강사업 저지 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4대강 죽이기 예산 삭감·민생예산 확대를 위한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오른쪽 둘째부터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오른쪽 아래) 이종걸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교과위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 아래) 김광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위)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지 못하자 민주당 의석 앞에서 전화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회 계단 ‘야4당·시민단체 결의대회’ 참여
정세균 대표 원내대책회의 직접 주재 나서
의원들 비상워크숍…국토장관 해임 본격 추진
정세균 대표 원내대책회의 직접 주재 나서
의원들 비상워크숍…국토장관 해임 본격 추진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강래 원내대표, 박지원·박주선·김유정·노영민 의원 ….” 영하 2도,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15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의 ‘4대강 예산 삭감·민생예산 촉구 공동결의대회’. 사회를 맡은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이 그 자리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 의원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이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안 팀장은 <한겨레> 기자에게 “원내 제1야당 민주당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민주당이 더 분발해 달라는 절박한 마음을 담아 이름을 불렀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에서 전날 4대강 예산이 통과된 것에 대해 “원내 제1야당이 당내 혼선을 빚는 모습을 보였다”(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는 비판도 있었지만, “한 명의 대오 이탈 없이 싸워서 민생예산 복지예산으로 바꾸는 데 힘을 합하자”(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격려가 주를 이뤘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당이 앞장서 준다면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해서라도 함께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똘똘 뭉쳐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 확실하게 투쟁하겠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타협모드’에서 ‘전투모드’로 바꾸었다.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까지도 4대강 예산과 언론관련법 재논의에 대한 입장 표명 없이 ‘일방통행’으로 치닫고 있는 탓이다. 정 대표는 이날부터 원내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4대강 예산 저지를 위한 대오 정비에 나섰다. 10·28 재보궐 선거 승리 이후 ‘생활정치’를 내세우며 원외 행보를 계속해왔던 정 대표가 원내 진두지휘에 나선 것은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 민주당은 이날 밤 9시30분 이례적으로 ‘비상 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민주당 전체 의원 86명 중 70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샵은 자정을 넘겨서까지 계속돼, 계수조정소위 참여 여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이 끝난 뒤 우제창 민주당 대변인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최선을 다해 싸우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지도부를 믿고 모든 결정을 위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정부와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는 계수조정소위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4대강 문제는 실무적 토론을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는 게 이강래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국토해양부를 비롯해 각 부처에 산재한 4대강 예산과 사업 기간 연장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할 여지가 있지만, 대운하 전단계 사업으로 의심되는 수자원공사 사업(3조2000억원)이 자진 철회돼야 소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은 16일부터 자유선진당 등 다른 야당들과 공조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해임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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