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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운찬 ‘대정부질문 데뷔전’ 수모

등록 2009-11-05 20:27수정 2009-11-05 23:41

“능력보다 감투가 크면 안 된다”
한나라 조원진 의원조차 ‘세종시 답변부실’ 비판
국무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5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 참석한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난타전’을 견뎌내느라 진땀을 뺐다. 아무리 심한 질문에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답하던 한승수 전 총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정 총리는 국회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주눅이 든 듯 즉답을 피하고 쭈뼛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이 세종시를 놓고 “행정도시 기능은 백지화되는 거냐”고 다그치자, 정 총리는 “민간위원회에서 모든 안을 놓고 검토한다”며 우물거렸다.

한때 “(나를 두고) 허수아비 총리라 부르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 내려달라”며 공세적 자세를 취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언론관련법의 후속 조처와 관련해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헌재가 절차적으로 위법성을 국회 스스로 해소하라고 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그렇게 이해했지만, 총리로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개정 방송법이 11월1일 시행된 만큼 정부로서는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던 오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절차상 하자가 있는 언론관련법도 (헌재가) 유효하다니까 집행하는 총리가, 여야가 합의한 세종시법은 왜 안 지키냐”는 송 의원의 호통엔 아예 답변조차 하지 못했다.

정 총리는 여당 의원들에게서조차 ‘능력이 모자란다’는 비판을 받는 등 수모를 당했다. 정 총리가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그럼 실국장을 시켜 대답하라고 할까요”라고 답하자, 사회를 보던 이윤성 부의장은 “대답이 부실하다”고 경고했다.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은 정 총리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능력보다 감투가 크면 안 된다. 경솔한 언행 하나가 큰 낭패를 본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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