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수 한나라당 후보가 19일 오후 충북 진천군 덕산면 덕산삼거리의 한 가게를 방문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진천/김태형 기자
[10·28 격전현장]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소지역주의’ 성향 강해
진천에선 김경회 선전
경-김후보 단일화 변수
‘소지역주의’ 성향 강해
진천에선 김경회 선전
경-김후보 단일화 변수
“나뭇토막이라도 내 지역 게 낫지. 우리 지역 사람을 뽑아줘야 뭘 하나를 해줘도 더 해줄 것 아니겠어?” 충북 음성군 대소면 민속장터. 5일장이 한창이던 지난 19일, 스피커가 찢어질 듯 터져나오는 ‘선거송’이 한낮의 장터를 뒤흔들었다. 공교롭게도 장터 부근에서 3대의 유세 차량이 틀어대는 선거송은 모두 같은 가수의 노래(노라조의 <슈퍼맨>)를 개사한 것이었다. 선거운동원들이 파란색(경대수 한나라당 후보), 녹색(정범구 민주당 후보), 진분홍색(김경회 무소속 후보)으로 각기 다른 티셔츠를 입지 않았다면 누구를 뽑으라는 건지 헛갈리기 십상이다. 거리에 나붙은 선거 포스터 속엔 ‘중부발전 1번지’(경대수), ‘중부권을 지켜낼 힘’(정범구), ‘중부권 성공시대’(김경회) 등 비슷비슷한 구호들이 특색없이 나부꼈다. 귀금속 업계 출신인 정원헌 자유선진당 후보의 ‘충청도를 금청도로’,‘농민후보’임을 내세운 박기수 민주노동당 후보의 “나락값 7만원 보장! 대북 쌀 지원 재개 법제화!” 구호가 그나마 눈에 띄었다.
정범구 민주당 후보가 19일 오후 충북 음성군 생극면 생극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들에게 축구공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음성/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같은 이유로 괴산에선 경대수 후보의 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괴산읍에서 양말 노점상을 하는 김아무개씨(59·여)는 “괴산 표라고 해봤자 얼마 안 되지 않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경회 무소속 후보의 기반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진천군수 출신인 김 후보는 ‘진천의 자존심’을 자극하며, 한나라당의 “낙하산 공천 반대” 여론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천 덕산면에서 만난 택시기사 유아무개씨(52)씨는 “여론조사에서 계속 이겼던 사람을 두고 경대수에게 공천을 준 건 당이 잘못한 것”이라며 “우린 무조건 똘똘 뭉쳐 김경회를 밀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증평 간 통합 논란이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할 게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괴산읍에서 20여년 노점상을 했다는 강아무개(67)씨는 “만약 정범구씨가 통합을 반대하면 증평쪽 표가 모두 그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얘기했다. 한나라당과 김경회 후보의 여권 단일화 얘기도 나오지만, 경 후보쪽 관계자는 “김 후보가 두 차례 토론회에서 단일화 의사가 없다고 말한 만큼 지금으로선 그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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