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덕 의원 공문 공개 “노동문제 깊이 개입 드러나”
삼성반도체 백혈병 집단발병 조사시기와 겹쳐 의혹
삼성반도체 백혈병 집단발병 조사시기와 겹쳐 의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해 5월21일 국정원 조정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 비서실장 등이 한 식당에서 만나 ‘산재 예방 관련 업무협의’를 했다”는 사실이 담긴 공문을 16일 공개했다.
지난달 임태희 노동부 장관 청문회 당시 “노동부와 국정원이 상시적으로 노동문제를 협의해왔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는 홍 의원은 “국정원이 노동 문제를 비롯한 사회 문제 전반에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내 문제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특히 “이들이 만난 시점은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안전보건공단에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요양신청건에 관한 역학조사를 의뢰(4월29일)한 직후로 민감한 시기였다”며 “삼성반도체 백혈병 역학조사와 관련된 논의를 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 문제는 이날 열린 산업안전보건공단 국감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김상희,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과 업무 협의를 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홍 의원은 “불법적인 업무 협의를 한 관계자들을 징계하고, 형사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민기 이사장은 “(국정원과) 공식적 협의는 하고 있지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이 사안이 형사 고발 사안인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뒤, 지난 5월19일 고 황유미씨 등 삼성 백혈병 피해 노동자 가족 등 5명이 제출한 산업재해 신청 사건에 전원 ‘불승인’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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