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한강운하 수상 교통수단 수요 예측
시민단체, 서울시 자료 분석
현재 이용객 1일 37명…2012년 2만명 예측
서강대교 등 일부 교각 없애 차량안전 위협
현재 이용객 1일 37명…2012년 2만명 예측
서강대교 등 일부 교각 없애 차량안전 위협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서울시가 추진중인 한강운하의 수상교통수단 수요 예측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강운하 조성으로 한강을 운항하는 선박은 물론 한강 다리를 건너는 차량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서울행동)은 서울시가 김유정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서해연결 주운 기반조성 기본설계’ 보고서와 이를 분석한 결과를 12일 공개하고 “4대강 사업의 일부인 서울 한강운하 계획의 수상택시 등 교통수단 수요 예측이 엉터리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작성한 ‘서해연결 주운 기반조성 기본설계’를 살펴보면, 2009년 현재 수상택시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현재 하루 115명에 불과하지만 4대강 사업이 완료되는 2012년에는 하루 2만513명으로 178배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이후에는 2031년까지 2만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는 또 현재 5000원인 수상택시 기본요금을 육상의 택시보다도 700원이나 저렴한 1700원으로 가정했으며, 수상교통과 다른 교통과의 환승시간도 6분으로 짧게 계산하는 등 수요 조사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한강 주변을 통행하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한 ‘시설 조건에 따른 수상 대중교통에 대한 선호 성향’ 기본설계 보고서를 보면, ‘육상 대중교통과의 연계 시스템을 구축했을 경우’ 설문 대상자의 90%가 수상 대중교통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돼 있다. 또 한강변에 편의시설·위락시설이 갖춰져 있을 경우는 88.9%, 한강변에 명동·신촌 등과 같은 상업시설이 갖춰져 있을 경우 89%가 우호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행동은 “수요 예측 과정에서 ‘한강변에 명동과 신촌 같은 상업시설을 구축했을 경우’ 등 실현이 극히 어려운 상황을 가정해서 시민들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실제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06년에도 ‘한강 수상이용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수상교통을 도입하면 관광과 통근 이용을 합해 하루 평균 1만9500명이 수상택시를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 조사를 내놓았다. 당시 사업자는 이 예측의 5%인 하루 970명으로 수요를 예측했으나, 2009년 수상택시 이용자는 서울시 예측치의 0.6%에 불과한 하루 평균 115명(출퇴근 이용 37명)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상택시 회사는 큰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신용철 한강사업본부 수상계획과 주운팀장은 “주민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이용객 증가를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행동은 한강다리 주변 준설 등에 의한 사고도 심각할 것으로 지적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서울시가 선박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당산철교, 서강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의 교각 주변을 준설하고 일부 교각을 없애려 하는데, 이 경우 선박 안전뿐 아니라 이 다리들을 지나는 차량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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