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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명백한 위법 눈감고 임명할텐가”

등록 2009-09-21 06:50

(클릭하면 확대)
박효종 “관행도 짚어야할 문제”
강원택 “공직자들 조롱거리 돼”
김용갑 “청와대 다시 판단해야”
‘MB 인사’ 비판 쏟아져

고위 공직 후보자의 위법 등 도덕성 기준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인식 수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과거의 관행’으로만 넘기기 어려운 위법 의혹이 무더기로 제기되는데도 청와대가 눈감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 후보자, 민일영 대법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 등은 국회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세금 탈루 의혹 등을 지적받았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아직 청문회를 열지 않았으나 역시 본인 또는 배우자의 위장전입, 자녀에 대한 재산 편법증여,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에 휩싸여 있다. 이들의 각종 의혹에는 명백한 법 위반 사실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 사정에 정통한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과거 관행이었던 문제들까지 일일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실제로 장관 임명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개각 때도 모 사회부처 장관이 개각 대상에 올랐는데 후임자를 찾다 찾다 실패해 유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재산 편법증여만 해도 “그 당시에 모두 그랬다”라기보다는 특수 계층의 일부 인사에 국한된 행태였던 것으로 지적된다. 부동산 매맷값에서 20~30% 감액 신고하는 예는 더러 있어도, 이번처럼 6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1억3500만원(주호영 후보자)으로 크게 축소 신고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이번 인사청문 대상자들은 위장전입을 기본으로 포함해 3~5건의 불법·비리 의혹을 안고 있다. 8명의 후보자 가운데 도덕성 의혹이 없는 사람은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뿐이다. 청와대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 이후 검증 시스템을 강화한 뒤 첫 작품이란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이에 따라 보수진영 인사들 사이에서도 청와대가 후보자들의 명백한 위법 의혹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이런 문제점을 그냥 넘기면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이 과거 정권만 못하다는 인식이 일반화될 수 있다”며 “문제가 되는 후보자들 가운데 경중을 가리고 원칙을 세워서 판단을 다시 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불법 비리 등) 그런 것들이 과거 관행이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짚어줘야 할 문제”라며 “공직자가 일반 시민보다는 적어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걸 청와대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어떤 원칙을 세워 지키고 나가든지, 아니면 문제점들을 알면서도 강행하는 이유를 국민들 앞에 밝히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최소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덕적 기준이 과거에 비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대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래 고위 공직자의 위법 의혹 등과 관련한 도덕성 기준을 세워 나가는 전통이 이어져 왔는데, 그것이 이번에 무너지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문제가 있어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이라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학)는 “‘장관이 되려면 위장전입은 필수’란 말처럼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이 불신과 조롱거리가 되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고위 공직자의 엄정한 자기 관리와 함께 청와대 등 인사권자의 엄정하고 일관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이경미 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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