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0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윤근 원내 부대표.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청와대에 공식 요구
“이 후보자 탈세·투기 등 법질서 책임자로 부적격
백 후보자 여성인권 철학 없고 자녀 병역기피 의혹”
“이 후보자 탈세·투기 등 법질서 책임자로 부적격
백 후보자 여성인권 철학 없고 자녀 병역기피 의혹”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등 각종 비위 사실이 드러난 이귀남(법무), 백희영(여성)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귀남, 백희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지난 정부의 잣대나 평가로 한다면 임명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권은 힘없는 국민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힘있는 고위직에는 새털처럼 부드러운 정권”이라며 “이런 평가가 싫다면 도덕적 문제가 있는 후보자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위장전입·탈세·병역기피 여부 등 “이미 수십 차례 청문회 과정에서 암묵적으로 굳어진 사회적 합의 기준”으로 볼 때 이번 청문회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보자 외에는 ‘적격자’가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직무와의 연관성을 따져 볼 때 두 사람의 ‘부적격’성이 두드러진다는 판단 아래 이 대통령에게 두 사람에 대한 후보 지명 철회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후보자의 경우, 위장전입과 탈세, 다운계약서 작성, 부동산 투기, 공직자 윤리법 위반 등을 저질러 법질서 수호의 최고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내가 지키지 않는 법을 남에게 지키라고 강요해서는 설득력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백 후보자의 경우, 부동산 투기와 자녀 병역기피 의혹과 더불어 여성 인권과 양성평등 등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없어 “전문성이 심각하게 결여”됐다는 것을 결격 사유로 들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두 사람의 정상적 임무 수행도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만약 한나라당이 두 사람을 감싸고 문제없다는 태도를 취한다면 결국 ‘청문회 무용론’까지 가는 등 일파만파로 사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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