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장 밖 “백희영 후보 반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오른쪽 사진) 청문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청문회장 들머리에서 백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비판하는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회 인사청문회]
전문성·소신결여 자질 논란
“장남 병역, 법무행정 따른것”
전문성·소신결여 자질 논란
“장남 병역, 법무행정 따른것”
18일 국회 여성위원회의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백 후보자의 여성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소신 결여 등 자질 부족을 지적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도덕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여성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소신, 추진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양성평등 정책은 여성부의 정체성이고 존립 근거인데 (백 후보자가 양성평등 등을 두고) 이념적 정책 추진이 문제라고 말한 것은 여성 정책을 전혀 모르고 여성부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설립됐고 존재하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용 한나라당 의원도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백 후보자의 이력을 들어 “식약청 청장이나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더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백 후보자는 군가산점제나 혼인빙자간음죄, 간통죄 등 여성계의 굵직한 현안들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아직 업무 파악을 잘 못했다. 취임하면 내용을 더 파악해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전문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고,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도 “백 후보자가 현안에 대한 개인 의견을 정리해서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백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논문 실적 부풀리기, 장남의 공익 근무 경위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제기됐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백 후보자가 2000년대 초 목동, 상도동, 용산에서 아파트와 빌라 3채를 매입했던 것과 관련해 “2001년에 산 상도동 아파트가 그해 연말 재개발이 본격화됐고, 2006년에 4억5000만원에 팔아 2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김상희 의원은 “백 후보자가 목동의 아파트를 살 때 기준 시가가 4억7200만원이었지만, 계약서상으로는 1억8400만원으로 신고했다”며 ‘다운계약서’ 의혹을 제기했다. 백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등이 백 후보자의 장남이 2005년 8월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병 대상인 3급 판정을 받았다가 한달 반 만에 정신병력을 이유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자 백 후보자는 “법무 행정 원칙과 전문의의 검증에 따라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청문회가 끝날 무렵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백 후보자는) 정책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여성부 장관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진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은 백 후보자의 청문회장 복도에서 백 후보자의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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