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 수차례 집샀다 되팔아 재산 증식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 뛰어난 ‘부동산 재테크’ 수완을 발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1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백 후보자는 1996년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면서, 72.16㎡(22평) 크기의 용산구 이촌동 복지아파트 한 채를 사들였다. 하지만 백 후보자는 이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고 전셋집을 옮겨다니며 몇 차례 집을 사고팔았다.
백 후보자는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살던 2000년 양천구 목동의 142.5㎡(43평) 아파트 한 채를 샀다 46일 만에 되팔았다. 계약서에는 매입가가 1억8400만원으로 돼 있지만, 당시 국세청의 기준시가는 4억7200만원에 이르러, 세금을 덜 내려고 ‘다운 계약서’를 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백 후보자는 2001년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39.6㎡(12평) 크기의 다세대주택 한 채를 산 뒤, 2003년에 84.7㎡(25평) 크기의 아파트로 재건축되자 입주했다. 백 후보자는 2006년에 다시 이 아파트를 4억5000만원에 판 뒤, 96년에 사놓았던 복지아파트 자리에 재건축된 100.92㎡(30평) 크기의 아파트에 2007년 입주했다.
곽 의원은 “서민들은 내집 마련을 위해 피땀 흘려 일하는데, 백 후보자는 재건축을 앞둔 집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손쉽게 시세 차익을 얻는 등 사실상의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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