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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투표율 11% 그쳐…‘관권개입’ 논란

등록 2009-08-26 22:59

공무원·이장 등이 투표 방해
‘지방선거때 심판’ 심리도 작용
김태환 제주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이 무산된 것은 김 지사의 ‘투표 불참 운동’, 투표방해 행위, 주민들의 ‘지방선거 때 심판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지사는 주민소환 투표 운동기간 내내 ‘투표 불참도 유권자의 권리’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주민소환 투표 분위기를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특히 제주시나 서귀포시의 시장까지도 도지사가 임명하는 ‘특별자치도’의 최고 책임자인 김 지사의 투표 불참 독려는 소속 공무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의 한 동장은 예비군 훈련장에서 주민소환 투표 반대운동을 벌이다가 검찰에 고발됐고, 공무원들은 친지들에게 투표 불참을 부탁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 지사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하면 될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은 26일 오전 9시까지 겨우 2.3%를 기록하는 등 초반부터 저조했고, 이런 양상은 오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도가 추진하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 온 서귀포시 강정동으로 48.2%(720명)의 투표율을 보였다. 강영근 강정초등학교 투표소 참관인은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부터 많은 주민들이 투표소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노골적인 투표방해 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귀포시 예래동에서는 ‘투표하지 맙시다’라고 쓴 공보물 30여개가 투표소 인근 전봇대에 붙어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세화중학교 투표소에서는 “운동복 차림의 3명이 운동을 하는 척하다가 투표소로 가는 사람들을 잡아 돌려보냈다”는 제보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영웅 주민소환운동본부 대변인은 “마을 이장 등이 투표소 앞에서 주민들에게 투표 불참을 회유하거나 강요하는 등 자유당 시절의 부정선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관권 개입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주민소환 투표가 2007년 경기도 하남시에 이어 또다시 투표율 미달로 개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개표 기준 등 제도 자체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승수 제주대 교수(법학)는 “투표율이 3분의 1을 넘지 않으면 아예 개표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라며 “이 조항을 빌미로 소환을 반대하는 쪽에서 ‘반대 운동’이 아닌 ‘투표 불참 운동’을 전개해 결국 비밀선거의 원칙이 무너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저녁 8시30분 제주시 연동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신종 플루, ‘4단계 제도 개선’, ‘2010년 예산’ 등 시급한 현안을 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지사는 앞으로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개정을 통해 추진할 4단계 제도개선에 포함된 영리병원과 내국인용 카지노 도입 등 첨예한 논란거리들을 풀어가야 한다. 제주/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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