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학술 심포지엄 열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그의 안장식 겸 49재를 사흘 앞둔 7일 서울 조계사의 국제회의장에서 광장,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생활정치연구소,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등 8개 정책·학술연구집단 공동주최로 열렸다.
김호기 교수(연세대)는 발제를 통해 “노무현 정부의 국가전략인 참여민주주의, 사회적 형평을 포함한 균형발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취해야 할 미래, 다시 말해 ‘지나간 미래’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전략적 선택들은 세계화 및 정보사회의 진전이라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중도 진보의 현실주의적 기획이었던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며 “하지만 사회 양극화 해소에 대처하고 정책 추진의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데 노무현 정부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조대엽 교수(고려대)는 “노무현 정부가 추구한 협치와 소통 방식은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참여민주주의의 실천이자 민주주의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시도하는 기존 협치 방식의 해체와 시민단체에 대한 다각적 탄압, 온라인 공론장 규제는 노무현 정부가 실험한 미시(micro) 민주주의의 폐절”이라고 말했다.
정해구 교수(성공회대)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무현의 가치 계승과 실천이 필요하다”며 “영남의 민주세력은 ‘영남 민주연대’와 같은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내부로부터 영남 지역주의를 돌파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기조강연에서 “당신은 스스로를 부엉이바위에 세워 민주개혁세력이 지향했던 가치, 당신이 꿈꾼 세상이 부정당하는 것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우리를 질타하고 깨웠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아직도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휴머니즘의 가치가 불가역적으로 확립된 것이 아니며 아직 우리에게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도 기조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사건”이라며 “많은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울며 다짐하고 연대와 희망, 그리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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