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덕진 무소속 정동영
72% 이상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정동영 후보에게 29일 밤은 축제와도 같았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이날 밤 10시30분께 신건 후보와 함께 전주 객사에서 지지자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는 “나라를 걱정하는 전주시민의 승리이며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원하는 시민의 승리”라며 “야당이 대안이 못 되는 현실 속에서 전주시민들께서 정동영·신건에게 야당 강화에 힘 보태서 재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한 복당 의지를 밝힌 셈이다.
정 후보 쪽은 이날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과 시흥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놓고 “전주에서 정동영을 당선시킨 것은 복당시켜서 힘을 합쳐 싸우라는 뜻이고,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이긴 것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 후보는 30일 민주당 전북도당에 입당원서를 낼 예정이다.
그러나 정 후보는 비록 전주 2곳을 싹쓸이하며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한 민주당에게 확실히 경고의 의미는 보냈지만,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한 만큼 즉각 복당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당 지도부의 기반이 공고화되면서 자신이 파고들 공간이 적어진 탓이다.
더욱이 ‘돌아온 정치인’ 정동영으로선 극복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대선주자급 정치 지도자로서 지지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도권의 지역구 대신에 당선이 손쉬운 고향에 출마한 그의 행보는, 묵묵히 지원 유세에 나섰던 손학규 전 대표와 김근태 고문 등의 행보와 대비됐다. 이러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실망감을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을지에 정치적 장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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