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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중·고생도 1급 응시 가능…사교육 부채질

등록 2008-12-18 19:42수정 2008-12-18 22:49

줄세우는 교육?  /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개발 방안’을 발표하는 동안, 이 업무와 관련된 교과부 공무원들이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줄세우는 교육? /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개발 방안’을 발표하는 동안, 이 업무와 관련된 교과부 공무원들이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국가영어능력시험 도입
상위권 대학들 `1급 성적’ 요구 우려 높아
초등영어수업 확대도 `땜질식 처방’ 지적

1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영어교육 주요 정책 추진방안’은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의 ‘완결판’이다. 그러나 사교육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아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 어떤 내용 담고 있나 인수위가 2013학년도부터 수능 외국어 영역을 대체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던 ‘국가 영어능력 평가시험’은 문항 개발 및 예비 검사(2009년)와 시범 실시(2010~2011년)를 거쳐 2012년부터 시행된다. 시험은 세 등급으로 나뉘어 실시될 예정인데, 대학 입시자료로 활용되는 2~3급 가운데 2급은 대학에서 영어가 많이 쓰이는 학과 공부에 필요한 수준으로, 3급은 실용영어 활용 수준의 학과 공부에 필요한 수준으로 개발된다. 시험 성적은 1급은 점수로 제공하며, 2~3급은 사교육 유발을 막기 위해 등급으로 제공하거나 일정 점수 이상이면 통과시키는 ‘합격·불합격’ 판정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응시 횟수에 제한을 둘 것인지 여부는 시범 실시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응시 자격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중·고교생이 대학 수준인 1급 시험을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초등학교의 경우 영어 수업시간 확대에 맞춰 최대 4천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중·고교는 시·도교육청 또는 개별 학교의 수준별 수업 추진 상황에 따라 학교별로 채용될 예정인데, 모든 학교에서 2개 학급을 수준별로 3개의 학급으로 나눠 수업을 할 경우 최대 6천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 문제는 없나 새로 개발되는 영어능력 평가시험이 극심한 영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교과부의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되레 영어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병만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플·토익 등 국외 영어시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1급을 제외하고 나머지 2·3급 시험은 철저히 고등학교까지 공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 수준에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입 자율화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2012년 이후 이 시험 성적을 대입 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대학들이 공교육 수준에 맞춘 2~3급을 기준으로 입학 사정을 하기보다는 상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1급 시험 성적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또다른 영어 사교육 경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어떤 형태의 시험이 개발되든 문제는 그 성적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는 것”이라며 “영어 실력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압력이 무한정에 가까운 지금 상황에서는 이 시험이 자칫 학생들의 학업 부담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 증대에 대해서도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자룡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국장은 “국제중 개교 등 경쟁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어 수업을 한 시간 늘리면 오히려 학부모들의 위기감만 커질 것”이라며 “총체적인 진단 없이 시간만 늘리는 식의 처방으로는 부작용만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종규 정민영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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