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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유인촌사진’ 도배했던 문화부 홈피, 지적에 “바꿔바꿔~”

등록 2008-03-14 15:29수정 2008-03-16 10:28

문화체육관광부 초기화면에 올라 있는 유인촌 장관의 동정사진. 초기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초기화면에 올라 있는 유인촌 장관의 동정사진. 초기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부처 홈페이지 장관홍보용 운영된 전례 없어 ‘이례적’
누리꾼 “정부 부처 홈페이지가 장관 개인 홈페이지냐” 발끈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가 탤런트·연극배우 출신인 유인촌 장관의 ‘개인홍보’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다, 이를 지적하는 언론의 비판보도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홈페이지 디자인을 바꾸는 소동을 벌였다.

14일 오전까지 문화부 인터넷 홈페이지(www.mcst.go.kr)에 접속하면, 부처의 주요 업무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되지 않고 유인촌 장관의 동정을 중심으로 한 ‘도입 페이지(인트로)’가 먼저 떴다.

문화부 방문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 홈페이지의 대부분이 유인촌 장관의 사진으로 도배돼 있었다. 왼쪽 윗부분에 걸린 유 장관의 사진은 모두 4장, 이 사진들이 ‘슬라이드’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노출됐다. 정진석 추기경 예방,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 태릉선수촌 방문, 케이블TV의 날 행사 참석 등 지난달 29일 장관 취임 이후 유 장관의 동정을 담은 사진들이다. 오른쪽 옆에는 15분짜리 취임 동영상도 걸려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초기화면에 올라 있는 유인촌 장관의 동정사진. 초기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초기화면에 올라 있는 유인촌 장관의 동정사진. 초기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고 난 뒤, 오른쪽 하단에 배치된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바로가기’를 클릭해야 비로소 문화부의 각종 메뉴들에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페이지도 유인촌 장관의 얼굴 사진이 2개나 걸려 있는 등 ‘인트로 페이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윗부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 뉴스’와 ‘문화체육관광부TV’에 부서의 정책이나 새소식이 아닌 유 장관의 취임사와 취임식 동영상이 걸려 있다.

청와대 및 타 부처 홈페이지에서도 장관 사진과 동정을 주요하게 배치하지 않아

청와대의 초기화면. 대통령의 사진과 동정이 문화부처럼 주요하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청와대의 초기화면. 대통령의 사진과 동정이 문화부처럼 주요하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이처럼 주무 장관의 사진과 동정을 홈페이지에서 주요하게 배치한 정부 부처는 찾아보기 힘들다. 청와대는 물론,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과학부, 외교통상부 등의 홈페이지와 뚜렷이 구별된다. 이들 부처의 홈페이지 메인에서 정책과 새소식 등을 홍보하고, 대신 장관 동정란을 따로 만들어 이 곳을 클릭하는 사람들만 장관의 일정과 동정 등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3일 장관 취임식을 한 여성부만이 홈페이지에서 변도윤 장관의 취임 사실을 간략하게 홈페이지 메인에 소개한 정도다.


<문화일보>도 14일치 신문에서 ‘문화부 홈피 ‘유비어천가’ 논란’이란 제목으로 이 사실을 꼬집었다. 이 신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유비어천가(신임 유인촌 장관 칭송)’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며 “유 장관의 개인 홈페이지를 연상케 할 만큼, 그의 취임 뒤 활동 모습 소개에 온통 할애되면서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각종 문화 관련 정보와 정책 자료로 채워져야 할 문화부 홈페이지가 허투루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홈페이지 덮었던 유 장관 사진들, 언론 보도 뒤 사라져
문화부 담당자 “홈페이지 계속 업데이트 중” 말 흐려

문화부 홈페이지를 덮었던 유인촌 장관의 대형사진들은 <문화일보>가 배포된 직후인 14일 오후 2시35분께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대신 이날 오전 10시에 춘천 도시첨단문화산업단지 내 스톱모션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에 대한 대통령 보고’ 사진으로 교체됐다. 이 사진에서 유인촌 장관의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b>보도뒤 달라진 홈페이지  </b> 언론 비판이후 유인촌 장관의 대형 사진 대신, 대통령 업무보고 사진이 실렸다. 여기에선 기존과 달리 유 장관의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도뒤 달라진 홈페이지 언론 비판이후 유인촌 장관의 대형 사진 대신, 대통령 업무보고 사진이 실렸다. 여기에선 기존과 달리 유 장관의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갑작스레 문화부의 홈페이지가 바뀐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14일 오후 문화부 정보전략팀 박병관 팀장은 “뉴스 화면이기 때문에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면 이 곳을 통해 알린다. 며칠 동안 유 장관의 활동 사진이 걸려 있었지만, 오늘 대통령 업무보고 사진을 올렸다”고 말했다. 홍보관실 대변인 금기형 팀장은 이와 관련해 “아직 <문화일보>를 보지 못했다. 우리 홈페이지는 계속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나 다른 부처 홈페이지도 문화체육관광부처럼 운영하지 않는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 1~2주 동안 내부 전산망을 고치고 있는 단계에 있다”고 얼버무린 뒤 “여하튼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누리꾼 “정부 부처 홈페이지가 장관의 개인 홈페이지냐” 발끈

문화부 홈페이지의 유인촌 장관 사진 집중홍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정부 부처 홈페이지가 탤런트 출신 장관의 개인 홈페이지냐”며 발끈했다.

<미디어다음>에서 ‘도현’은 “재산 문제 되니까 배용준 운운하던데, 욘사마가 부러워서 홈피에 도배질 했냐”며 “그런다고 해도 유사마 안 된다”고 비판했다. ‘내 고향은 부산’은 “장관 자리가 딴따라 홍보하는 데냐”고 질타했고, ‘gold’는 “홈피 첫 메이지가 인촌인지, 장관인지 하는 사람 얼굴로 도배돼 있어 깜짝 놀랐다”며 “개인 홈피인 줄 알고 나올 뻔 했다”고 썼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 업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더 확대됐다. 기존의 ‘문화관광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길어진 이름에서보듯, 체육 업무에 대한 비중이 높아졌고,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해체된 국정홍보처의 해외홍보 기능을 대거 이관받았다. 문화부장관이 정부 대변인을 맡게 되는 등 ‘정부의 공식 홍보기관’이라는 위상도 부여받았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지난 12일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지난 정권때 임명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사퇴를 촉구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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