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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장춘 전 대사 “명함이 소총이라면 동영상은 원자폭탄”

등록 2008-02-14 02:26수정 2008-02-14 17:39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이른바 ‘비비케이(BBK) 명함’을 공개했던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이명박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이른바 ‘비비케이(BBK) 명함’을 공개했던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이명박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른바 ‘비비케이 명함’을 공개한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가 13일 서울 역삼동 이명박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 전 대사는 이날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이 당선인과 김백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비비케이 명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전 대사는 숭례문 화재 사건을 애도하며, “세상에 눈에 안 보이는 가치도 발견하고 보호하고 신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내가 시민으로서 거짓말하는 것이 싫어서, 이명박씨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필체가 이 당선인의 것이 아니라고 박형준 대변인은 말하던데?

=그렇죠? 나경원 대변인과 박형준 대변인이 내가 명함을 집어갔다고 말한다. 필체는 내 필체가 맞다. 엘케이이뱅크와 비비케이 빌딩은 삼성생명 빌딩인데, 내가 명함을 받은 곳은 영포빌딩이라서 그 주소를 내가 그 자리에서 명함에 쓴 것이다. 어떻게 7~8년 전의 일을 기억하느냐고 하는데 나는 모두는 아니지만 20년, 30년 전의 일도 기억한다. 수첩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뭔가. 서양에서는 자기 생일, 선물 받은 날 등 다양한 것을 수첩에 기록한다. 적는 재미로 평생 수첩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서양 사회의 회고록이 진정한 회고록이다. 어릴 때부터 적는 습관을 들이는 거다. 나는 외교관을 오래하는 바람에 기억하고 있다. 근데 한나라당 나경원과 박형준이 명함 집어갔다는데 유치한 발언이다.

-무슨 조사를 받았나?

=(명함 받은) 경위를 설명했다. 남대문 불탄 거 온 국민이 애도한다. 세상에 눈에 안 보이는 가치도 발견하고 보호하고 신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내가 시민으로 거짓말하는 것이 싫어서, 이명박씨 그래서 내가 비판도 하는 것이다. 비비케이 수사 때 검찰은 이 당선인이 비비케이와 아무 관계가 없다, 무혐의라고 했다. 그러나 동영상이 공개가 됐다. 동영상은 이 사건의 원자폭탄이다. 내 명함은 소총에 불과하다. 사건의 진상이 뭔지 알고 이걸 기회로 해서 거짓말을 퇴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당선인이 (지난해) 11월5일 관훈클럽에서 “비비케이랑 관계가 있으면 대통령이 돼도 책임지겠다”고 했다. 언론이 끈질기게 따져야 하는 것 아닌가. 자유 언론의 긍지를 가지고.


-이 당선인에게 섭섭하다는 전화 받은 게 사실인가?

=11월22일 오후 3시쯤 명함을 공개한 직후에 5시 반 정도에 전화 받았다. “친구끼리 이럴 수 있나. 경상도 사람끼리 이럴 수 있냐”라고 하더라. 나는 “당신이 대통령이 될 거다.”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되면 남북관계 등 지금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섭섭하다는 당선인 발언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나?

=나는 “내 자식이라도 거짓말을 하면 목을 쳐 버릴 사람이란 걸 몰랐냐”고 말했다. 나는 뉴스 가치 없는 사람이다. 특검이 무시무시한 수소폭탄을 터뜨리지 않는 한 (이 당선인이 무혐의라는 것은) 기정사실이 될 것이다.

-명함만으로 이 당선인 것이라고 주장하기 어렵지 않나?

=동영상이 공개됐다. 그걸로 끝난 거 아니냐. 이건 범죄 수사 사건이 아니라 정치 사건이고 정치 사건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정상이다. 선진 민주국가였다면 특검 발의 되는 날 당연히 사퇴해야 했다.

-김백준씨 명함도 오늘 특검에 보여줬나?

=그것도 보여줬다.

-특검에서 이 당선인의 거짓말이 밝혀질 것 같나?

=내가 예단할 수 없다. 이 당선인의 범죄 혐의에 대한 상식적 결판은 끝났다. 수사의 제1이 범죄 자백 아닌가. 특별검사가 자꾸 이렇게 발동 되는게 정상이 아니다. 민주화가 안됐다는 것이다.

-전화 받았을 때 명함에 대해서는 이야기 한 것 없나?

=명함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이 당선인이 선거 끝나고 그냥 한 번 보자고 했다.

-20년 친구인데?

=27년이다. 거짓말은 누구도 해서는 안 된다. 오늘 나오는 데 부인이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왜 명함을 공개해서 이렇게 나가냐”고 하더라. 그래도 사람이 온전하고 당당하게 살아야지.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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