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스럽지 않다는게 아니고…” 옹색한 답변싸고 논란
검찰이 5일 비비케이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스의 실소유자 문제에 대해 예상 외의 단정적 표현으로 이명박 후보에게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것이 눈길을 끈다. 특히 서울 도곡동 땅 실소유자 문제에 대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한 지난 8월의 발표와 일견 모순된 것임에도 “계속 수사하겠다”는 결론 대신 “더이상 수사할 방법이 없었다”며 무혐의 종결 처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수사 결과 발표 뒤 검찰과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도곡동 땅에 대해 ‘이상은씨의 몫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지난 8월 발표와 오늘 결과가 모순된 거 아니냐?”는 질문에 김홍일 3차장검사 대신 최재경 특수1부장이 나서 “어제 저녁까지 관계자 조사와 계좌추적을 했다”며 “우리도 의심스럽긴 하지만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검사들과 더이상 해볼 수사방법이 뭐 있냐 숙의한 결과 없다는 게 결론이었다”고도 했으나, “의심스럽지 않다는 게 아니고 소유주가 이명박씨라고 볼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옹색한 답변을 하면서까지 굳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편, 검찰은 발표장에 수사팀 검사 12명을 모두 배석시켰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생각·이력·종교가 다 다른 12명이 한팀이 돼 논의하고 이렇게까지 수사해 어렵게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김 차장검사는 또 발표문을 읽기 전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점을 감안해 불편부당하고 신속한 수사, 보안 유지, 변호인 참여 허용과 조사과정 녹화 등의 원칙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주변에선 수사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집회들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한국진보연대 회원 30여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비비케이 실소유주라는 증거가 충분한데도 검찰은 이 후보를 소환조사하지 않았다”며 검찰을 비난했다. 민주연대21 등 이 후보 지지세력들은 “비비케이 사건이 공작정치의 결정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통합신당 지도부가 이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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