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후보가 3일 여의도 국민중심당사에서 전격 단일화에 합의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창-심대평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는 충청권 표심, 더 나아가 보수층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까. 이회창 후보 진영과 국민중심당 쪽은 “충청 기반의 정당에 충청 출신의 유력 후보가 결합했으니 우선 충청권에선 영향이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선 판도에 끼칠 영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충청권에서 이회창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초순 30%에 육박했지만, 이후 점차 하락해 지금은 17%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회창 후보로선 국민중심당과의 연대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낙성 국민중심당 의원은 “심 후보의 당선 가능성 탓에 주저하던 충청 민심이 이회창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김재원 의원도 “단일화가 충청권 뿐 아니라 이회창 후보의 세를 불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심대평 후보와의 단일화로 이회창 후보가 사실상 내년 총선까지 간다는 게 기정사실화됐다”며 “총선까지 ‘안전판’이 생긴 이상 이 후보에게 선뜻 합류하지 못했던 의원들이 그에게 합류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두 사람 연대의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의 지지 지역이 겹쳐 지지율 상승의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대평 후보의 충청권 지지율은 2% 정도다”라며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그리 큰 지지율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 출신인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도 “심 후보가 과거 김종필 전 의원만큼 지역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아니다”라며 “결국 충청권 표심의 변수도 비비케이(BBK) 수사결과 발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중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심 후보의 결정을 따라 모두 이회창 후보 진영으로 결집할지도 관심거리다. 3일 열린 이회창-심대평 공동 기자회견장엔 국민중심당 소속 의원 5명 가운데 심 후보를 비롯해 류근찬·김낙성·권선택 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정진석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심대평 대표와의 의리냐, 정치적 소신이냐 사이에서 고심 중”이라며 “며칠 뒤 거취를 결심하겠다”고 말했다.성연철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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