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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경준 이르면 오늘 송환…대선 ‘BBK 폭풍’ 속으로

등록 2007-11-15 01:49

김씨 “모든 진실 밝힐 것”…정치권 초비상
한나라 “수사상황 유출땐 가만 안두겠다”
이회창 “이후보가 국민 납득시켜야”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복역해 온 김경준(41)씨가 이르면 15일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가 최근 면회온 가족들에게 “한국에 가서 (이명박 후보 쪽과)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되면서,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각각 긴급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김경준 변수’가 대선 정국에 끼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 김씨의 귀국을 “각본에 따른 공작정치”라고 주장하며 “공작 수사를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검찰을 강하게 압박하는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에서 열린 경기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온갖 음모와 공작이 있어도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을 지지해주고 있다. 어떤 일이 앞에 닥쳐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어느 부서에서 수사 공작을 하는지 알고 있다. 공작에 관련된 당사자는 선거가 끝난 뒤 철저히 색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또 “김경준은 특별사면 같은 대가를 받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 우리한테도 140억원 소송과 범죄인 인도청구 소송을 취하해 달라고 오래 전에 ‘협상’이 들어왔지만 범죄자와는 협상할 수 없어서 안 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검찰청사가 있는 서울 서초동에 상황실을 꾸려 변호사 7~8명을 배치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각 변호사들을 검찰 기자실로 보내 ‘실시간 해명’에 나서도록 했다. 정종복 사무부총장은 “수사 상황이 언론에 흘러나간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인천공항에 당 선거대책위 직원들을 보내, 김씨 입국 때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잊지 말자 김대업, 속지 말자 김경준’이라는 제목의 유인물 9천부를 찍어 전국의 각 당원협의회에 내려보냈다.

통합신당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검찰 수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봉주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상황대응팀을 꾸리기로 했다. 통합신당은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 내용이 대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선대위 산하에 꾸려진 정책검증본부(공동본부장 김종률·문병호·이상민)를 통해 비비케이 사건 실체 파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비케이 사건을 잘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 “(비비케이 사건과 관련해) 진실한 내용이 있다면, 이명박 후보는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고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씨 귀국 시점에 대해 “15일 아침까지는 (국내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름 밝히길 꺼리는 정부의 한 인사는 “15일 오후에 도착할 것으로 안다. 그러나 현지 상황에 따라 하루정도 늦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방송>은 13일 김씨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씨가 “한국에 가서 이명박 후보 쪽과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씨의 또다른 가족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한국에 가서 모든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임석규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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