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권하 3차례 투옥..7.11전대後 견원지간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8일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30년 악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박 전 대표가 그를 향해 `오만의 극치'라면서 `당 화합'의 선결조건으로 그의 사퇴를 내세우며 줄기차게 압박한 데 따른 것이기 때문.
그는 그러나 이날 사퇴로 `공'을 박 전 대표에게 넘기며 '백의종군'을 종용하는 전략을 구사한 셈이어서 앞으로 두 사람 사이의 물고물리는 신경전과 당내 파워게임은 41일 남은 대선정국뿐 아니라 향후 총선정국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 전 대표와 이 최고위원의 악연은 유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화 투사' 출신으로 다섯차례 옥살이를 한 이 최고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만 세번이나 감옥신세를 졌고, 그 중 한번은 박 전 대표 관련 사건 때문이었다.
그가 1979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 자격으로 경북 안동을 방문했을 때 안동댐에서 당시 새마을봉사단 총재였던 박 전 대표의 큼지막한 방생기념탑과 그 옆에 있던 안동댐 건설공사로 숨진 인부들의 초라한 위령탑을 본 뒤 "이것이 유신독재의 실체"라고 일갈했다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뒤 구속됐다.
이처럼 반독재 투쟁으로 감옥을 수시로 드나들던 이 최고위원은 1996년 신한국당에 들어와 15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고 박 전 대표는 2년뒤인 1998년 4월 재보선을 통해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동료의원이 됐지만 두사람은 이후로도 감정의 골을 좀처럼 메우지 못했다. 탄핵사태 직후였던 2004년 8월 당 연찬회에서 이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를 겨냥, '독재자의 딸'이라며 맹공을 퍼부었고, 박 전 대표도 "3공, 5공이 당의 뿌리인지 모르고 들어왔느냐"며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지난해 1월 이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측 김무성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직을 차지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관계는 수그러드는 듯 했으나 내키지 않는 `동거'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당 대표 경선이 이 최고위원을 지원한 이명박 후보와 강 대표를 지원한 박 전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두사람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올들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박 전 대표와 그의 라이벌인 이명박 후보 캠프의 총사령탑을 맡았던 이 최고위원은 사실상 `견원지간'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친이'계의 수장격인 이 최고위원과 박 전 대표는 대선 정국 이후에도 총선 공천, 나아가 당권을 놓고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동료의원이 됐지만 두사람은 이후로도 감정의 골을 좀처럼 메우지 못했다. 탄핵사태 직후였던 2004년 8월 당 연찬회에서 이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를 겨냥, '독재자의 딸'이라며 맹공을 퍼부었고, 박 전 대표도 "3공, 5공이 당의 뿌리인지 모르고 들어왔느냐"며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지난해 1월 이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측 김무성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직을 차지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관계는 수그러드는 듯 했으나 내키지 않는 `동거'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당 대표 경선이 이 최고위원을 지원한 이명박 후보와 강 대표를 지원한 박 전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두사람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올들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박 전 대표와 그의 라이벌인 이명박 후보 캠프의 총사령탑을 맡았던 이 최고위원은 사실상 `견원지간'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친이'계의 수장격인 이 최고위원과 박 전 대표는 대선 정국 이후에도 총선 공천, 나아가 당권을 놓고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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