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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탈당·출마 선언 뒤 보수대연합 깃발 들듯

등록 2007-11-02 19:24수정 2007-11-02 23:15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자택을 나서다 미소 띤 얼굴로 보도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심경 정리를 위해 오후 늦게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지방으로 향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자택을 나서다 미소 띤 얼굴로 보도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심경 정리를 위해 오후 늦게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지방으로 향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초읽기…시나리오 점검
“이명박 대북관 문제있다” 정통 우파정권 수립 명분
독자신당은 시간 부담…“한나라 의원 동요 있을 것”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 선언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 분위기로는 먼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상황을 보아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보다는, 탈당과 대선 출마를 거의 동시에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총재는 출마 선언 뒤 범보수 진영의 결집을 내걸고 세 불리기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당과의 연대 움직임도 주목된다.

‘보수대연합’ 깃발 내걸 듯=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할 경우 ‘정권교체를 위한 보수세력 대결집’을 앞에 내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른바 ‘보수대연합론’이다.

이 전 총재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좌파정권 종식”을 외치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스스로 보수색을 강화해왔다. 아울러 그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중도실용주의 노선도 에둘러 비판해왔다. 이 전 총재의 이흥주 특보는 “(이명박 후보의) 대북관 부분이 제일 문제다. (한나라당의) 신대북정책은 햇볕정책의 아류”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가 ‘정통 보수’에서 이탈했다는 게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명분인 것이다.

이 전 총재는 대북정책 등 이명박 후보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수세력을 끌어모아, ‘좌파정권 종식 및 정통 우파정권 수립’의 중심을 자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념 지형상 이 후보가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오른쪽 공간을 차지하겠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세결집은 어떻게?=이 전 총재는 대선 후보 등록일인 25~26일까지 무소속 출마냐 아니면 정당 후보로 출마하느냐를 선택해야 한다.

좀더 유력해 보이는 시나리오는 기존 정당과 연대를 통한 신당 창당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중심당과의 연대가 주목된다.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통령후보는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총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해 내각제 정부 수립을 위한 ‘4자 연대’를 제안하면서 “이들을 곧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 쪽 이흥주 특보는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제안을 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전 총재가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리면 그런 모든 사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국민중심당에서는 “이 전 총재를 위해 심대평 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제3의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독자 신당을 창당하려면 신문 공고 → 중앙당·시도당 창당대회 → 선관위 등록 신청 및 수리 등 최소한 열흘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세력 기반이 부족한 이 전 총재로서는 기존 정당과 손잡음으로써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


꼭 신당을 만들지 않더라도 일단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기존 정치세력 및 보수단체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함덕회 등 이 전 총재 쪽에 섰다가 2004년 학살당한 사람들이 많다. 출마하면 초기에 이들이 도울 것이고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의 동요가 2차로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수우파와 측근들 중심으로 시작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면 이명박 후보로 불안해 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탈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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