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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회창 출마설’ 세가지 시나리오

등록 2007-10-31 17:28수정 2007-10-31 17:34

31일 오후 민주연대21 소속회원들이 서울 남대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사무실 앞에서 이 전 총재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사무실 진입을 저지하는 이 전 총재의 지지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민주연대21 소속회원들이 서울 남대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사무실 앞에서 이 전 총재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사무실 진입을 저지하는 이 전 총재의 지지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마포기, 출마강행, 선언후 등록포기
“이회창은 변수일 뿐 박근혜가 상수”
역시 대선은 대선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단독질주 속에 싱겁게 막을 내리는가 했던 이번 선거에 `昌(이회창 전 총재) 변수'가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자들이나 각 진영 참모들이야 애가 타겠지만, 관전자에겐 흥미진진한 대선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 전 총재는 아직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지만 여론 지지율이 14-15%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바짝 뒤쫓는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출마한다 해서 당장 `판세'를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1년여 동안 고착돼온 `이명박 독주체제'의 `판'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 변수라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특히 `창 변수'의 막후에 존재하는 `박근혜 상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경선 승복을 선언했지만, 이명박 후보에 대해 아직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선택 여하에 따라 이 전 총재의 행보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 움직임은 시위용" =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다. 결국 출마선언을 하지 않고, 이 후보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하면서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 표명 정도로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 후보측의 한 측근은 "이 전 총재가 이 후보와 그 주변인사들에 대해 단단히 화가 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누구보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용'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의 기저에는 이 전 총재의 출마로 인해 보수세력이 분열되면 정권교체의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한나라당과 보수층의 강한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당장 이 후보측이나 당내에서 이 전 총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공개적 비판은 삼가고 있지만 그의 출마가 구체화 될 경우, 융탄폭격을 퍼부을 태세다.


더욱이 이 후보가 서빙고동 자택에 칩거하면서 세 조직화를 위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혼자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도 `시위용'일 뿐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이미 출마를 선언한 것이나 진배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전 총재의 일거수 일투족이 정국의 초점이 돼 있고, 그의 대변인격인 이흥주 특보가 언론을 향해 사실상 브리핑을 하고 있는 것이나, 여론조사에서 어엿이 후보 중 한명으로 지지율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등은 이미 그의 대선행보가 시작됐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달 2일 출마선언이 있을 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출마 강행' =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한 후보론'이다.

투자자문사 BBK 사건이 이번 대선의 `태풍의 눈'이라는 데는 신당쪽이나, 심지어 이 후보측도 인정하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거나, 이 후보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될 경우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전 총재 출마설의 핵심이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서상목 전 의원이 "보수진영도 선거기간 비정상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후보의 신변보호도 장담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 것은 `신변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긴 하지만, 후보 등록 이후 `대안 부재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미 국무부가 31일 BBK 대표 김경준씨에 대해 송환 승인을 결정하면서 이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강행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부분 빠질 수 밖에 없고, 여기에 BBK 관련 의혹까지 겹칠 경우 이 후보에겐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상황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박 전 대표의 입장이다. `불안한 후보론'이 증폭 확산되면서 이 전 총재 출마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조성될 경우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이재오 최고위원 등의 행태를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경선 직후 백의종군하겠다는 박 전 대표의 태도는 흔들림이 없다"면서 "국민 절대 다수가 이 후보의 사퇴를 말하거나 (이 후보가)사법처리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 전 총재를 지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측근은 "이 전 총재의 지지율속에는 박 전 대표 열렬 지지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작금의 상황은 이회창의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출마선언 불구, 등록은 못할 것" = 내친 걸음을 쉽게 멈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다.

이 전 총재를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이미 출마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출마선언을 한다면 이후 여론의 추이가 최대 관건이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의 아쉬운 패배에 대한 동정 여론과, 보수층 일각의 `이명박 후보는 안된다'는 `반 이명박' 정서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지지율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은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의 2-3배를 웃돌고 있다.

특히 `세력'이 없는 이 전 총재로서는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박 전 대표가 결정적인 순간에 `이 후보 중심의 정권교체'를 역설하고 나설 경우, 이 전 총재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결국 이 전 총재가 여론의 질타속에 버거운 행보를 벌이다가 내달 25-27일 후보 등록 시점을 전후해서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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