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의원 홈페이지
격투기팬, 방송중단 요구 의원에 “누가 더 교육적인가”
현재 한국 사회에는 두 종류의 격투기가 있다.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환호를 부르는 격투기와 팬은 고사하고 지켜보는 이들의 비난과 돌팔매를 부르는 격투기. 하나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4각링에서 진행되고, 또 다른 하나는 일정한 규칙없이 둥근 돔 아래의 회의장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공중파 아닌 위성이나 케이블 채널로 방송되다가 중단될 운명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중파 TV의 황금시간대에 방송된다. 이종격투기와 국회 격투기가 만났다. 이종격투기는 서로 다른 종목 선수들간 대결을 벌이는 스포츠로, 실전 격투 최강자를 가리기 위해 무술과 격투종목을 가리지 않지만 각 대회는 일정한 규칙을 따른다. 링 바깥에서 싸운다던지, 욕설로 상대를 자극한다던지 하는 일은 없다. ‘국회 격투기’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난투극을 벌인다는 점에서 이종격투기의 형태를 띠기는 하지만, 아무런 규칙이 없는 특성이 있다. 링 안팎을 가리지도 않고 상대를 ‘간첩’이라고 모욕하며 자극하기도 한다. 때문에 한 국회의원이 청소년에게 유해성을 우려해 이종격투기의 비교육성을 지적하자, 격투기 팬들이 들고 일어섰다. “누가 진짜 규칙을 지키면서 ‘격투기’를 하고 있는가”라면서. 격투기팬들 “국회보다는 종합격투기가 더 교육적” “국회보다는 종합격투기가 더 교육적입니다. 국회의원보다는 종합격투기 선수가 훨씬 인간답고 진실한 사람들이고요.”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의 홈페이지에 새해부터 종합격투기 팬들이 올린 수백 통의 항의글이 줄을 잇고 있다. 사건의 빌미는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인 이 의원이 지난해 10월18일<한국방송> 국정감사에서 정연주 사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KBS SKY 스포츠’가 프라이드FC와 판크라스 등 종합격투기를 방영하는 것을 지적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 발언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데는 종합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KBS SKY 스포츠가 종합격투기 방송을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항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이 의원이 이종격투기를 “초폭력집단들의 변태행각’, ‘유혈낭자한 스포츠’라고 폄하했다”는 출처가 불명확한 소문과 정쟁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에 대한 전 국민적 혐오감과 맞물리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당시 <문화일보>(10월18일자)는 이 의원이 “KBS스포츠는 유혈낭자한 이종격투기(K-1)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며 KBS 정연주 사장을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국회 속기록을 보면, 당시 이 의원은 “KBS스카이 스포츠채널이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국내에 처음에 도입했는데 이것이 굉장히 폭력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나? 과연 이것을 그대로 해야 하나”고 추궁했고, 이에 정 사장이 “저도 이종격투기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다음 프로그램 개편 때 그 프로그램이 없어진다”고 답하자 이 의원이 “그건 다행”이라고 맞장구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사실과 상관 없이 이 의원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300여건의 항의글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항의와 함꼐 ‘격투기 옹호론’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 ‘격투기팬’은 “격투기도 하나의 스포츠이고 지금 세계적 추세”라며 “ 전 세계 10억명이 훨씬 넘는 인구가 즐겨하는 스포츠인데, 왜 없애겠다고 하느냐. 가만히 있는 스포츠방송 가지고 폐지시키겠다고 하지 말고, 국민들 민생에 신경써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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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방송 징계에 “규정없이 폭력적 장면을 연출한 국회도 폐지해야” 네티즌 ‘프라이드FC’는 “‘KBS SKY가 ‘이종격투기’ 방송 중 폭력적 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한 데 대해 3차례의 제재조처를 내린 바 있다’고 이경숙 의원께서 반박하셨는데, 그러면 규칙도 없이 폭력적인 장면을 연출한 국회도 폐지하는 것이 마땅한 이치 아니냐”고 따졌다. 네티즌 ‘격투기팬’은 “격투기도 복싱이나 다름 없이 규칙이 있는 경기”라며 “폭력성이 강하다고 하면 시간대를 바꾸면 되는 문제 아니냐. 격투기를 사랑하는 팬으로써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글을 남겼다. KBS SKY 스포츠에도 ‘격투기 프로그램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 ‘격투기 프로그램이 정말 없어지느냐’는 등의 항의 및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있는 ‘이종격투기’, ‘이종격투기 파이터 클럽’ 같은 카페에 수백 건의 항의글이 올라와 있고 수백 개의 격투기 관련 카페에도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S SKY 스포츠 편성 관계자는 "조만간 있을 채널 개편을 앞두고 격투기프로그램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디어다음>이 ‘이종격투기’ 폐지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일 오전까지 1394명이 설문에 참여해 76.3%(1063명)이 “유독 이종격투기만 문제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답했다. “유혈낭자한 경기 방영은 무리”라는 응답은 21.4%(298명)에 그쳤다. 이경숙 의원 “이종격투기 자체가 아니라 공영방송에서 방송하는 게 문제” 해명 한편 이경숙 의원은 10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www.ks.go.kr)에 글을 올려 “제가 지적한 것은 이종격투기라는 스포츠 자체가 아니라 공영방송 KBS SKY에서 이종격투기를 방송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한국방송>의 이종격투기 방송 이후 각 스포츠채널들이 앞다투어 폭력성 짙은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방송하기에 이르렀고, 결과적으로 청소년 시청자들의 권익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청소년정책과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국회 문화관광위원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 논란이 된 ‘이종격투기’ 표현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이종격투기’에 대해 ‘초폭력적 오락물’이나 ‘저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전혀 없다”며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과 오간 질문과 답변의 전문을 공개하고, 네티즌의 자제를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를 지낸 이 의원은 같은 당 최규성(전북 김제·완주) 의원의 부인으로 부부가 나란히 17대 국회에 나란히 입성, 헌정 사상 최초의 부부 의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래는 이 의원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이경숙 의원] KBS SKY의 이종격투기 방송에 대해 최근 ‘이종격투기’와 관련하여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지적에 대한 제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종격투기’가 다양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라는 사실과 별개로, 이전부터 국회, 시민단체, 언론매체 등을 중심으로 폭력성이 심한 ‘이종격투기’를 공영방송인 KBS가 중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방송위원회 또한 KBS SKY가 ‘이종격투기’ 방송 중 폭력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한데 대해 3차례의 제재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특히 KBS 및 그 자회사인 KBS SKY는 전체 국민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편성·방송할 책임이 있는 공영방송사입니다. 따라서 국민 전체의 공익을 대변해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공영방송인 KBS 및 그 자회사인 KBS SKY의 과도한 폭력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둘째, KBS의 ‘이종격투기’ 방송 이후 각 스포츠채널들이 앞다투어 폭력성 짙은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방송하기에 이르렀고 결과적으로 청소년 시청자들의 권익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정책과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국회 문화관광위원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이번 논란의 계기가 된 표현문제입니다만, 여러분들이 의견을 주신 것과 같이 제가 ‘이종격투기’에 대해 ‘초폭력적 오락물’이나 ‘저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KBS 정연주 사장과 오간 질문·답변은 정확히 다음과 같습니다. “이경숙 위원 : KBS스카이 스포츠채널의 경우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국내에 처음에 도입했는데 이것이 굉장히 폭력적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한국방송공사 사장 정연주 : 그렇습니다. … 이종격투기는 저도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프로그램 개편 때 그 프로그램은 없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지적한 것은 ‘이종격투기’라는 스포츠 자체가 아니라 민영스포츠채널이 아닌 공영방송사인 KBS SKY에서 이종격투기를 방송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2005. 1. 10 국회의원 이경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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