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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삐걱대는 신당 경선…판 깨지나

등록 2007-09-20 00:12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선주자 3명중 한명인 손학규(孫鶴圭) 후보가 19일 밤으로 예정됐던 SBS TV토론에 전격 불참하고 칩거에 돌입한 것.

이는 당 지도부를 겨냥한 강도높은 항의표시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후보직 사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경선의 판 자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

일단 손 후보의 TV토론 불참 결정은 현재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타개해보려는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높다.

비록 방송사가 초청하는 형식의 토론 프로그램이지만 경선 레이스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공개 토론회라는 점에서 불참 자체가 당 지도부와 국민경선위원회에 미치는 타격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거듭된 `SOS'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동원경선 의혹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대응하고 있는데 대한 고강도의 불만과 항의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여차하면 후보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배수진'을 암시함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이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승부수의 성격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손 후보는 20일까지 칩거를 하면서 사태추이를 지켜본 뒤 일정한 명분이 축적되는 대로 경선무대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 지도부도 20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직.동원경선 의혹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마련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계기로 손 후보가 복귀하면서 경선 판이 다시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근태 문희상 정대철 김원기 오영식 임종석 의원 등 당 중진의원들도 20일 오전 대책회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팎의 분위기로 볼 때 손 후보가 사퇴라는 중대결심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경선흐름으로 갈 경우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손 후보가 아예 신당 경선 자체를 구태정치로 몰아세우고 `모든 걸 던지는' 식의 결단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는 손 후보가 난국을 돌파하는 개인적 스타일도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단 탈당결심을 세운 뒤 칩거에 돌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미 결심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원군'으로 기대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현실적으로 손 후보를 도울 수 있는 수단이 제한돼 있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이미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이들이 특정후보에 줄을 서기는 어려운데다 그렇다고 경선 룰을 다시 논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만일 손 후보의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신당의 경선은 판 자체가 깨지는 정도의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나머지 정동영(鄭東泳) 이해찬(李海瓚) 후보가 끝까지 경선을 완주하겠지만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론이 고조되면서 경선 흥행이 더욱 부진하게 되고 후보 지지율 `붐업'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후보가 현실적으로 사퇴를 결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탈당한 손 후보가 다시 신당의 경선도중 사퇴할 경우 정치생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측근들도 이같은 점을 의식, 손 후보 사퇴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손 후보가 경선 과정의 구태를 바로 잡으려 노력하는 희생의 모습을 보인다면 선거인단의 표심을 자극, 경선 역전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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