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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구체 내용없어 실현 미지수” “희망 걸어볼 만”

등록 2007-08-22 19:20수정 2007-08-23 10:52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내 경선이 진행중이던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서울 선대위 발대식에서 ‘한반도 대운하’ 합수식을 한 뒤 합수된 물을 들어올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내 경선이 진행중이던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서울 선대위 발대식에서 ‘한반도 대운하’ 합수식을 한 뒤 합수된 물을 들어올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제조업 약해 고성장 구조적 한계”
“출총제 폐지 등 대기업 지원 쏠려”
“분배 잘된다면 성장정책도 괜찮아”
유권자들이 본 ‘747’ 공약

이명박 후보의 ‘대한민국 747’ 공약을 대하는 국민들의 느낌은 어떨까? <한겨레>가 이달말까지 모집하고 있는 ‘100인 유권자위원회’에 신청서를 접수한 사람들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먼저 이메일로 이 후보의 공약내용을 보내고, 이를 살펴보고 난 뒤의 소감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경제활동의 ‘중추’라 할 수 있는 40대 신청자 가운데서 선정했다.

‘747’은 정치구호,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도=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을 요약한 ‘747’ 공약을 ‘선거용 구호’로 받아들였다. 실현 가능성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김종길(47·경남 진주)씨는 “국민들이 그 수치를 믿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선주자가 선거구호로 주장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미술 칼럼니스트인 유은진(41·서울)씨는 “그동안 많은 대선후보들이 내걸었던 경제정책인데 정작 실현한 사람은 없지 않냐”며 “그렇다고 밀어붙이기식이라면 곤란하다”고 했다.

7%의 고성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부작용도 적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황동욱(48·서울)씨는 “성장률 계수조작을 하거나, 엄청난 재정 정책을 쓰거나, 과도한 확장금융 정책을 사용하지 않는 한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쓸 때 그 부작용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하는 장용범(42·경기 분당)씨는 “경제가 고성장을 하려면 제조업이 튼튼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약해 아무리 수출을 해도 (원천기술이 있는) 일본이 돈을 벌게 돼있다”며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나 실현 여부를 확신하지는 못해도 희망은 걸어볼 만한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대구경북첨단벤처기업연합회 사무국장 이라고 밝힌 황남성(44)씨는 “‘747’ 정책은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 잠재력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목표 수치 달성이 가능할 것인가는 구체적인 논거가 없어 기대는 안하고 있지만 적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주인덕(44·울산)씨도 “반도체나 조선산업 등 우리나라가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준비해온 것들이 있고, 인프라나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747’ 이상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 출총제 폐지로 경제성장? 글쎄…= 법인세 인하나 출자총액 제한 폐지, 금산분리 철폐 등 ‘기업하기 좋은 정책’은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경(44)씨는 “법인세 인하나 규제 철폐 등을 통해 대기업이 독식하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과 같다. 이 후보의 정책은 중소기업 육성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장용범씨도 “규제가 많아서 기업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언론매체에 근무하고 있는 심재상(41·경기 성남)씨는 “출총제 폐지나 금산분리 철폐는 대기업 위주의 독과점 구조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황동욱씨는 “법인세 인하가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지고, 다른 인센티브 도입이 추진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면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동진씨는 “양도소득세가 오르면서 지주들이 땅값을 높게 불러,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려는 공장들이 대만이나 중국으로 나가고 있다”며 “땅값이 오른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성장을 보장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대기업을 위한 규제철폐가 투자로 이어지고, 이러한 효과가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있었다. 황남성씨는 “정권이 바뀌는 내년 3월이면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곧이어 중소기업 투자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는 반대기업 정서가 강했는데 그러다보니 중소기업까지 위축됐다”며 “친기업적인 정권이 들어서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동욱씨는 “이 후보의 경제정책은 성장우선이고 분배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있으나, 성장을 분배로 어떻게 연결시킬지 그 연결고리만 제대로 찾는다면 성장우선 정책도 괜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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