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저급한 정치공세” va 박근혜쪽, 사퇴 거듭 요구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사흘 남겨 둔 16일, 이명박-박근혜 후보 양쪽은 ‘도곡동 땅 차명 의혹’과 ‘후보 사퇴론’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벌였다. 양쪽의 날선 대립이 경선 막판으로 갈수록 더 심해지면서, ‘경선 이후’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곡동 땅과 관련해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땅이 아니다”라며 “검찰은 (수사 내용을) 즉각 다 공개하라”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 후보는 검찰을 향해 “수사가 종결되지도 않은 사안을 조기에 발표하도록 압력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박 후보 쪽에 대해선 “가장 저급한 정치 공세”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 진영의 박희태·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도 회견을 열어 “경선이 사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 운운하는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박 후보 쪽의 ‘후보 사퇴’ 공세를 ‘경선 불복 의혹’으로 공격했다.
박 후보 쪽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회견을 열어 “(본선에서 후보등록을 위한) 재산신고를 한 뒤 도곡동 땅 주인이 이 후보 것이라고 밝혀진다면 허위 재산신고가 돼 후보 자격이 없어진다. 이 후보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대선 완주가 불가능하다”며 후보 사퇴론을 이어나갔다. 박 후보 진영의 김재원 대변인은 이 후보 회견과 관련해 “말로만 검찰에 밝히라고 요구하지 말고, 이상은씨 등에 대한 수사 내용 공개 동의서를 검찰에 제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후보의 재산관리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배(52)씨는 이날 회견을 열어 “검찰에서 꼭 필요하다면 나가서 조사를 받겠다”며 “이 후보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권태호 김남일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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