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경련 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이명박 후보 두둔성 발언’ 파문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5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에서 전경련 주최로 열린 ‘2007 제주 포럼’에서 ‘차기 지도자에게 드리는 제언’이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에서 “옛날 일을 자꾸 들춰내면 사실 답이 없다. 우리 경제가 짧은 시간에 성장하다 보니 그동안 부작용이 있었다. 시골에 옛날에 땅 좀 샀다고 나중에 총리가 못 되기도 한다. 그런 식으로 다 들추면 국민 중에 제대로 된 사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검증 공방에 대해 외국인들은 ‘무리다, 그런 깨끗한 사람이 어디 있으며 그 사람이 행정을 제대로 하겠느냐’라고 말들을 한다. 이것도 우리가 졸업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검증 작업을 비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조 회장은 또 “경제를 제일로 삼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차기 지도자는 세계 시장을 잘 알고 글로벌 경제를 이끌 수 있는 있는 경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 후보를 사실상 공개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발언이다. 이날 강연은 300여명의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지난 3월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뒤 내부 조직 추스리기에 몰두해온 조 회장이 이날 발언을 계기로 앞으로 대선 국면에서 대기업의 주장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계속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한수 경제개혁연대 팀장은 “후보 검증을 정치·경제 분야에서 도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봐야지 단순한 정치적 공방으로 폄하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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