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후보에 대한 검증 청문회에서 강재섭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로 드러난 의혹들]
② “김재정·이상은씨 수차례 같은날 자금집행”
③ “김재정씨 거액 두고도 19차례 19억원 대출”
④ 박근혜 ‘전두환씨에게 받은 6억원’ 증여세는?
② “김재정·이상은씨 수차례 같은날 자금집행”
③ “김재정씨 거액 두고도 19차례 19억원 대출”
④ 박근혜 ‘전두환씨에게 받은 6억원’ 증여세는?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 여러 가지 의혹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으나, 오히려 새롭게 의문이 제기되거나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옥천 땅·㈜다스의 차명 의혹, 홍은프레닝 특혜 의혹, 박근혜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 경남기업이 지어준 성북동 자택 등은 여전히 의혹이 남거나 오히려 새로운 의혹을 불러오고 있다.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다”
■ 도곡동 땅의 자금흐름 의혹=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와 큰형 상은씨가 공동 소유했던 서울 도곡동 땅을 1995년 포스코개발에 매각한 뒤, 배분 비율을 투자 비율만큼 맞추지 않고 7년 뒤인 2002년까지 그대로 뒀다는 점이 새로 제기됐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투자 비율 만큼 매각대금을 나눠가져야 할텐데, 7년간 이를 맞추지 않았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도곡동 땅은 이 후보가 실제 소유주가 아니냐는 차명 의혹이 제기되는 곳이다.
박광수 검증위원은 “김재정씨와 이상은씨가 1985년 도곡동 땅을 공동 매입할 때 두 사람의 투자비율은 53 대 47인데, 1995년 포스코개발에 263억원을 받고 판 뒤엔 매각대금을 68 대 32로 불균형하게 나눠가졌다. 2002년 2월에 김재정씨가 이상은씨에게 53억원을 지급해, 비로소 52 대 48로 매각대금이 투자비율과 비슷하게 분배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는 두 사람이 자금의 구분을 명확히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고 결국 이 땅이 이 후보의 것이란 뜻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봉헌 검증위원(전 국세심판소장)은 “(매각대금인) 200억원을 100억원씩 나눠 갖고 있는 게 정상이지, 한 사람은 50억원만 갖고, (나머지 돈을) 몇년 동안이나 사돈 처남에게 맡겨 놓는다는 건 평생 조세실무를 보고 있지만 난생 처음 본다. 따지고 보면 금융거래실명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정씨와 이상은씨는 또 보험회사, 비비케이(BBK) 공동 투자 등에서 같은날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정씨는 거액의 매각대금을 두고도 9차례에 걸쳐 19억2천만원을 대출받았다. 검증위는 이를 두고 “자금이 한 사람에 의해 관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한 사람이 이 후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해소됐는지 판단못해” ■ ㈜다스 자금 출처=이 후보 쪽은 지금까지 김재정씨의 다스 최초 투자 및 증자 자금 출처에 대해 “현대 협력업체를 운영해 자금력이 풍부하다”고만 답변을 해왔다. 다스는 1987년에 설립됐으며 이 후보가 실제 주인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증청문회에서 밝혀진 김씨의 자금 내역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김씨는 1985년 도곡동 땅을 구입하기 위해 친지한테 1억원을 빌리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팔았다. 그런데 2년 만에 다스를 설립하면서 3억9천만원을 투자했고 1년 뒤에는 2억원을 증자했다. 그 자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검증위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재정씨는 최대 주주이지만 다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또 95년 8월 6만주 중 2만주를 액면가인 주당 1만원에 상은씨에 양도했다. 양도 직전인 94년 12월 말 대차대조표에 주가평가액은 3만원이었다. 너무 싸게 상은씨에게 주식을 양도한 이유가 아리송하다. 김씨는 다스의 이익 배당금을 90년대 중반 이후 전혀 받지 않았다. 2006년까지 비상근감사로 일하면서 급여도 한푼 받지 않았다. 최대 주주로서의 대우를 제대로 못받았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투자한 일본회사가 기술 로열티와 배당까지 달라고 해, 주주들끼리 배당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 검증위원들은 “이 후보가 다스의 실제 소유자란 의혹이 해소됐는지 판단 못 하겠다. 상은씨와 김재정씨가 다스를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자금을 동원해서 설립했는지 국민들에게 명쾌하게 해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북동 주택도 무상으로 받아 ■ 6억원 증여세 냈나?=박근혜 후보는 10·26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이라며, 유자녀 생계비로 6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받으라고 해 그때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82년 신기수 경남기업 회장이 지어준 성북동 주택을 무상으로 받았다. 둘 다 증여세 납부 대상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세금이나 회계처리를 다 알아서 하기 때문에 (경남기업에) 믿고 맡겼다”고만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의혹해소됐는지 판단못해” ■ ㈜다스 자금 출처=이 후보 쪽은 지금까지 김재정씨의 다스 최초 투자 및 증자 자금 출처에 대해 “현대 협력업체를 운영해 자금력이 풍부하다”고만 답변을 해왔다. 다스는 1987년에 설립됐으며 이 후보가 실제 주인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증청문회에서 밝혀진 김씨의 자금 내역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김씨는 1985년 도곡동 땅을 구입하기 위해 친지한테 1억원을 빌리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팔았다. 그런데 2년 만에 다스를 설립하면서 3억9천만원을 투자했고 1년 뒤에는 2억원을 증자했다. 그 자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검증위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재정씨는 최대 주주이지만 다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또 95년 8월 6만주 중 2만주를 액면가인 주당 1만원에 상은씨에 양도했다. 양도 직전인 94년 12월 말 대차대조표에 주가평가액은 3만원이었다. 너무 싸게 상은씨에게 주식을 양도한 이유가 아리송하다. 김씨는 다스의 이익 배당금을 90년대 중반 이후 전혀 받지 않았다. 2006년까지 비상근감사로 일하면서 급여도 한푼 받지 않았다. 최대 주주로서의 대우를 제대로 못받았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투자한 일본회사가 기술 로열티와 배당까지 달라고 해, 주주들끼리 배당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 검증위원들은 “이 후보가 다스의 실제 소유자란 의혹이 해소됐는지 판단 못 하겠다. 상은씨와 김재정씨가 다스를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자금을 동원해서 설립했는지 국민들에게 명쾌하게 해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북동 주택도 무상으로 받아 ■ 6억원 증여세 냈나?=박근혜 후보는 10·26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이라며, 유자녀 생계비로 6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받으라고 해 그때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82년 신기수 경남기업 회장이 지어준 성북동 주택을 무상으로 받았다. 둘 다 증여세 납부 대상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세금이나 회계처리를 다 알아서 하기 때문에 (경남기업에) 믿고 맡겼다”고만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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